▲ 지난 20일 김해시 생림면에 위치한 한 레미콘 회사에서 레미콘 생산중단을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시멘트 가격 7개월새 50% 상승
업체들 "생산할수록 손해"
지난 22일 생산중단 후 3일만에 재생산
건설사들 환영 속 업계간 협상에 귀추

김해지역 레미콘 업체들이 지난 22일부터 생산중단에 돌입했으나 생산 중단 사흘만인 지난 25일 생산을 재개, 우려됐던 건설대란은 일단 피할 수 있게 됐다.
 
29일 한진산업개발㈜ 등 김해지역 레미콘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중단했던 레미콘 생산을 지난 25일 재개했다. 관련 업계 간의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건설대란은 일단 피하자는 차원에서 생산을 재개키로 했다.
 
레미콘 업계는 당초 레미콘 생산에 필요한 시멘트 가격이 7개월 만에 49% 가량 인상되는 등 크게 오르자 생산할수록 손해가 발생한다며 전격 생산을 중단했다.
 
실제로 시멘트 제조에 필요한 유연탄 가격은 최근 몇 달 사이에 크게 올랐다. 유연탄은 주로 러시아에서 수입되는데 중국과 인도의 건설 경기가 활기를 띠면서 수요가 폭증했고, 이런 영향으로 러시아산 유연탄의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다. 이처럼 유연탄 가격이 오르자 시멘트 제조회사들이 레미콘 업계에 공급하는 시멘트의 가격을 올렸고 이에 레미콘 업계가 반발하며 생산을 중단했던 것이다. 한 레미콘 회사 관계자는 "레미콘 생산을 위해서는 시멘트와 물, 모래, 자갈, 혼합제 등이 필요한데, 이 중 시멘트가 생산단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0%나 된다. 시멘트 가격이 50% 가까이 올랐지만 레미콘 가격을 올리기는 어려운 실정이어서 생산을 중단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원가상승분만큼 레미콘의 가격을 올리면 되지만, 이 경우 건설사들이 자금 여유 및 가격 경쟁력을 갖춘 대형 공급사의 레미콘을 쓰게 돼 판매가 줄어들게 되고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시멘트 업계에서는 레미콘 업체들 간 '제 살 깎기 경쟁'에 따른 결과라는 반론을 펴고 있다. 시멘트 가격이 오른 것은 불가피한 요인이 있기 때문인데, 이를 문제 삼아 생산을 중단해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시멘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레미콘 업체들이 '제 살 깎기 경쟁'을 벌이면서 합의된 공급가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공급해 온 것이 채산성 악화의 배경이 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레미콘 생산중단 사태가 사흘만에 정리되자 김해지역의 일선 건설현장들은 안도의 한 숨을 내쉬며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K건설사 한 관계자는 "장유, 율하 등을 중심으로 아파트 건설공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도로건설 등 관급공사도 진행되고 있는 상태인데 레미콘 공급이 중단돼 걱정이 컸다. 생산 재개가 빨리 이뤄져 그나마 다행이다. 생산중단에 대비해 레미콘 작업을 미리 해 둔 작업장이 꽤 있는 만큼 파업에 따른 손실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레미콘 생산이 재개됐음에도 불구하고 건설대란의 위기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먼저 업계 간 협상이 원할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생산 중단 사태가 다시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시멘트, 레미콘, 건설업계 등의 합의 여하에 따라 레미콘 가격이 얼마 만큼 오를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자율 협상 압박에 따라 레미콘 업체들이 생산을 재개하긴 했지만 협상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또 다른 생산중단 사태가 올 수도 있다"며 "레미콘 가격 인상에 따른 분양가 인상 등 후폭풍도 우려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관련 업계들은 지난 27일 오후 다시 가격 협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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