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와 목사 두 바보 이야기
(손석춘·김기석의 대화/꽃자리/363p/1만5천원)

"한 손에는 성서를, 다른 한 손에는 신문을!" 스위스의 학자 칼 바르트가 한 말이다. 신학이 추상과 관념의 세계에 빠져 있지 말고 생생한 현실과 만나라는 권고이다.

이 책은 칼 바르트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 기자 손석춘과 목회자 김기석이 만났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나눈 편지를 엮은 이 책은, 두 사람의 대화를 마치 옆에서 듣는 것처럼 생생하게 들려준다. 월간지 <기독교사상>의 전 편집장인 한종호씨가 재직 당시 잡지에 연재했던 두 사람의 편지를, 새롭게 문을 연 출판사 꽃자리에서 책으로 엮었다. 손석춘은 언론인으로서 우리 현실을 바로 잡기 위해 전력을 다해 왔고, 김기석은 한국교회의 강단에 늘 신선한 감동을 주었기에 연재 당시에도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두 사람의 대화는 교회 혹은 기독교라는 작은 울타리에 갇혀 있지 않다. 교회와 신학은 물론 불교 등 이웃 종교, 철학과 과학을 포함한 인문학 등의 범주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문명이 나아갈 길을 일목요연하게 제시한다. 또한 두 사람의 대화는 자본이 자본을 낳는 구조 속에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에 충분하다. 때로 동의, 때로 반론, 그리고 때로 공분으로 이어지는 두 사람의 글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고 있다. 또한 두 사람 모두 문학성 높은 글쓰기를 인정받고 있는 터라, '모국어로 씌어진 아름다운 글'을 읽는 즐거움도 함께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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