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선호 수정안과 진료원장

당뇨병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건강 문제이며, 가장 흔하고 빠르게 증가하는 만성병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 역시 노령인구의 증가, 소아비만, 서구화된 생활습관 및 식습관의 변화 등으로 인해 당뇨병의 유병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당뇨병은 수많은 합병증을 초래하여 환자 개인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문제를 초래하는데, 그 중 당뇨망막병증은 서구 및 우리나라를 포함한 문명화된 국가에서 보이는 실명의 주 원인으로, 다른 주요한 실명 유발 질환들과 달리 주로 근로 능력이 있는 노동 연령대에서 실명의 원인이 되고 있어 사회경제적으로 큰 부담을 야기한다.
 
당뇨병에 의한 합병증은 대부분 혈관 조직의 변화 때문에 발생하는 만성적 합병증이며 대혈관병증과 미세혈관병증으로 나눌 수 있고, 이 중 당뇨망막병증은 미세혈관병증에 해당한다. 당뇨병의 유병률 증가와 더불어 당뇨망막병증의 유병률도 함께 증가하여, 당뇨병환자 중 15.8-46.9%가 당뇨망막병증, 4.6-10%가 시력을 저해하는 심각한 수준의 당뇨망막병증으로 이환 되어 상당수의 환자가 당뇨망막병증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처럼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뇨망막병증의 진단이 늦어져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많이 경험하게 되는데, 이는 당뇨망막병증이 초기에는 시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불편감을 야기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이 병원을 찾지 않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당뇨병 환자 1,444명 중에서 1년 이내 눈 검사를 받은 환자는 595명(41.2%), 받지 않는 환자는 849명(58.8%)으로 눈 검사를 받지 않는 환자의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당뇨병 환자 중 안과 검사를 받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검사를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문을 시행하였을 때 '증상이 없거나 불편하지 않아서'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당뇨망막병증을 몰라서', '바빠서', '당뇨병 치료하는 병원에서 권하지 않아서', '혈당 조절이 잘되어서', '나이 들면 시력 감소가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등이었다. 이처럼 당뇨병환자들에 있어서 당뇨망막병증을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하거나 검진에 대한 인지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하게 되면 완치가 불가능하고, 진행하면 비가역적인 시력저하가 발생하기 때문에 당뇨병 초기에 철저한 혈당 조절을 통하여 당뇨망막병증의 발생을 지연시키는 것이 중요하며, 당뇨망막병증을 조기 발견하여 조기에 치료 하는 것이 합병증에 의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따라서 당뇨가 있는 환자들은 눈에 이상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정기적으로 안과에 방문하여 합병증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특히 성인이 되어 진단받게 되는 제2형 당뇨병의 경우, 언제부터 당뇨병이 시작 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당뇨병을 진단 받았다면 망막에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았는지 바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당뇨병이 있는 모든 환자는 1년에 1회는 반드시 안과 의사에게 검사를 받아야 하며, 당뇨망막병증이 생긴 환자는 병의 정도에 따라 1-3개월마다 병의 진행을 확인해야 한다.  
 
당뇨망막병증의 단계는 신생혈관의 유무에 따라 크게 비증식성과 증식성으로 나누어 지게 된다. 치료는 심한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의 경우 레이저를 이용한 광응고 치료를 적절한 시기에 시행하여 증식성으로 진행 하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이 당뇨로 인해 붓게 되는 당뇨황반부종이 발생한 경우라면 국소 레이저 치료를 시행해 볼 수 있으며, 최근에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anti-VEGF)나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로 일차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으로 진행하여 반복되는 유리체 출혈이 있거나, 황반부에 견인망막박리가 나타난 경우, 심한 황반 앞 출혈이 있을 때에는 유리체 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렇게 수술까지 가는 경우는 시력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결론적으로 당뇨망막병증은 조기에 발견하여 혈당 조절과 더불어 적절한 시기에 안과적 치료를 받아야 효과적으로 실명을 예방하고 시력을 유지 할 수 있으므로, 당뇨 환자라면 정기적으로 안과를 방문하여 합병증 검사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김해뉴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