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식재료를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김해시 부원동 새벽시장. 어느새 파릇파릇한 봄나물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새로운 기운을 그득 품은 봄나물은 비타민C와 미네랄이 풍부해 나른해지기 쉬운 이 계절에 활력을 북돋워 준다. "이거 내가 직접 산에서 캐온 쑥인데 하나 사가세요." 빨간 소쿠리 안에 소복히 쌓여있는 쑥. 국으로 끓여 먹거나, 보들보들한 쑥버무리로 만들어 먹으면 좋을 듯하다. 옆에는 냉이와 달래가 한 소쿠리 씩 담겨 있다. 간단하게 양념을 해서 무쳐 먹거나 밥과 함께 쓱쓱 비벼먹으면 겨우내 뚝 떨어졌던 입맛이 돌아올 것 같다. 봄나물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약선한정식전문점 수선재 허진 대표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 쑥버무리.
요리에 쓰이는 나물들은 너무 많이 자라면 질겨지므로, 잎이 어리고 연할 때 먹는 게 좋다. 봄나물로 만들 수 있는 요리는 말 그대로 다양한데, 이때 데쳐서 먹는 나물인지, 생으로 먹는 나물인지를 구분해 두면 좀 더 간단히 요리를 할 수 있다. 생으로 먹는 나물에는 돌나물, 민들레, 달래, 씀바귀 등이 있고, 삶거나 데쳐먹는 나물에는 냉이, 머위, 쑥, 취나물 등이 있다.

생으로 먹을 때는 고추장이나 초고추장에 찍어먹고, 데치거나 삶는 것은 된장이나 간장을 넣은 양념을 해서 먹는다. 봄나물 특유의 맛과 향을 살린 세 가지 나물 요리를 소개한다.

# 세발나물무침
세발나물은 갯나물로도 불리는데 바닷가에서 염분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씹으면 씹을수록 짭쪼름한 바다 맛이 느껴진다. 잎모양은 둥글고 가늘며 뾰족하게 생겼고 나물 특유의 톡톡 터지는 것 같은 아삭한 식감이 독특하다. 세발나물은 나물 자체에서 짠맛이 나기 때문에 간을 많이 할 필요가 없다. 나트륨, 칼슘, 칼륨 등 미네랄이 풍부하고, 항산화물질인 베타카로틴이 많이 들어있어 노화방지에 탁월한 나물이다.
 
▲ 세발나물무침.
추운 겨울부터 이른 봄까지 맛볼 수 있는 세발나물. 을 고소하고 담백하게 무쳐먹는 방법을 알아본다.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숨이 죽을 정도로 데쳐서 찬물에 헹궈준다. 물기는 손으로 짜는 것 보다는 채에 받쳐 자연스럽게 빠지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준비된 세발나물에 참기름, 통깨, 소금을 약간 넣고 버무려주면 된다. 세발나물은 깨끗한 곳에서 자라기 때문에 특별한 손질법은 없고, 물에 깨끗이 씻어주기만 하면 된다.

# 돌나물생채
돌나물은 흔히 돈나물 또는 돗나물로도 불리는데 봄과 여름에 걸쳐 어린잎과 줄기를 주로 나물로 무쳐먹는다. 돌나물은 피를 맑게 해주고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수치를 낮춰줘 심혈관계 예방에 도움을 준다. 또 칼슘과 비타민C, 철분 등이 풍부해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세포에 활기를 준다. 돌나물을 짭짤하고 상큼하게 먹고 싶을 때는 매실엑기스와 간장을 이용해 간단하게 양념을 만들어보자.

▲ 돌나물생채.
먼저 돌나물은 흙을 잘 털고 깨끗하게 씻은 후 매실엑기스, 간장, 식초, 설탕, 깨소금을 넣고 만든 양념을 뿌려서 먹거나 무쳐서 먹으면 된다. 돌나물은 손을 많이 댈수록 풋내가 많이 나므로 무칠 때는 그릇에서 키질하듯 무쳐주는 것이 좋다. 돌나물은 딸기와도 궁합이 맞다. 딸기와 돌나물을 함께 먹으면 과일의 단맛이 나물의 아삭함과 잘 어우러지며,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 냉이된장무침
대표적인 봄의 전령사인 냉이는 된장찌개에 한 뿌리만 넣어도 맛이 달라질 정도로 향긋한 향을 가지고 있다. 3월부터 4월까지가 제철인 냉이는 특히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고, 비타민 A와 C, 칼슘 등도 풍부해 소화기관이 약하고 몸이 허약한 사람에게 좋다.
 

▲ 냉이된장무침.
냉이를 다듬을 때에는 잔뿌리가 많고 흙이 많이 묻어있기 때문에 칼등으로 살살 긁어 다듬고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준다. 뿌리는 영양소가 풍부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살려두는 것이 좋다. 냉이도 다른 나물과 마찬가지로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색이 파래질 정도로만 살짝 데쳐준다. 나물이 누렇게 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데친 후에는 재빨리 찬물에 헹궈준다.
 
냉이된장무침에 들어가는 양념은 된장, 다진 마늘, 다진 파, 깨소금, 참기름 약간이 필요하고 된장 특유의 떫고 탁한 맛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올리고당이나 물엿을 첨가해 준다. 냉이의 쌉싸름한 맛과 된장의 고소한 맛이 잘 어우러질 뿐만 아니라 올리고당이 들어 있어 한층 더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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