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갑순 수필가

탈출구가 아득한 감염병과 폭염에 뒤이어 온 태풍으로 모두가 힘들어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사람들과 잘 소통 되어야 비로소 가치와 존재감을 가진다. 그런데 친한 이웃과 밥 한 그릇 마음 놓고 할 수 없는 지금, 우리는 무엇인가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을 찾아 위로 받아야 하지 않을까.
 
비대면(un-contact) 시대 디지털 기술은 우리 삶의 모든 것을 담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NS를 포함한 뉴미디어는 우리 실생활 안에 너무나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 시대 포노 샤피언스(phono sapiens)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손에서 스마트 폰을  놓지 않는다. 마치 장기의 한 부분이라 할 만큼 일상이 모두 밀착 연결되어 있다.  특히 유튜브는 영상 위주의 플랫 홈이기에 자신이 즐기는 알고리즘을 통해 힘든 이 고립의 시간에 소통과 위안이 된다. 장소와 시간을 불문하고 주요 일정이 카톡, 유튜브로 실시간 진행되고, 집이 곧 학교가 되고 직장이 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관심분야를 장소와 시간을 불문하고 한 번의 클릭으로 접속이 가능하다. 언택트 시대 보고 싶은 영화나 공연도 유투브로 즐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학교에서나 직장, 일상에서 원격 교육, 문화, 예술, 종교 활동들도 영상으로 이루어진다.  종교단체들도 실시간으로 예배와 찬양을 한다. 교회나 성당, 사찰의 예배실이 아닌 각 가정의 거실에서 가족들과 찬송하고 예배를 드린다. 우리의 미래 생활들을  미리 소급해 보는듯한 생각이다. 
 
요즈음처럼 이렇게까지 유튜브 영상 영향력이 커진 데는 먹방, 쿡방, 게임, 뷰티, 키즈, 건강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1인 크리에이터들의 맹활약 덕분이다. 어디론가 여행을 가고 싶을 때 나는 세계여행가들의 사이트는 찾아서 대리만족을 한다. 중년 주부가 전원생활 속에서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며 동물들과 함께 사는 영상을 방문한 후부터 나의 알고리즘은 미니멀 라이프와 정리, 미니멀 유목민의 생활 모습들이 연결되어 지루한 여름 폭염을 날린다. 자연에서 소박한 삶을 사는 사람들, 실전 같은 영어 학습법, 애완동물을 키우기, 사진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만나고, 건강강좌이 지속적으로 연결된다. 시청자들은 자신의 관심 분야를 영상으로 소통할 수 있음에 매우 긍정적 이라고 본다. 권력은 소비자의 손끝이라는 말을 의식하며 다양한 인기 사이트에 '구독', '좋아요'를 누른다.
 
유튜버는 남녀노소 관계없이 각 분야에  전문 지식과 능력이 있다면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나만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영상을 만들어 올리면 취미생활 뿐만 아니라 수입도 창출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인기 있는 콘텐츠는 커다란 광고 수익까지 얻을 수가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심지어 요즈음 초등학생들한테 꿈을 물어보면 '인기 유튜버' 라고 말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한다, 동영상 제작기술과 장비만 갖추면 연령 제한 없이 누구나 가능하다. 콘텐츠가 풍부하고 전문적이고 선호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한다면 상상외의 인기와 고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니 매력적이지 않은가. 그리고 구독자 1000명 이상, 일 년 동안 공개시청 시간이 4,000시간 이상이 되면 광고를 통해 수익도 창출할 수도 있으니. 구글에 계정을 하나만 만들어도 채널 추가가 무한대로 가능하기 때문에 한 명의 유명 유튜버가 여러 개의 채널을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언택트 시대, 폭염과 연이은 태풍으로 시달린 우리 삶의 고단함을 날리는 데 창의적인 유튜버들이 단단히 한 몫을 하고 있는 셈이다. 주변만 해도 꽃미남들의 트로트 공연 열풍으로 한동안 감염병의 두려움을 잠시 잊었다며 열광하는 주부 덕후들도 있으니. 지금도 유투브를 통해 실시간 뉴스는 물론이고 인문학 강좌, 각종 전문 분야까지 클릭만 하면 영상으로 누구둔지 접속이 가능하다. 포노 샤피언스들에게 유투버는 또 하나의 탈출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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