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미경 김해뉴스 독자위원·우리동네사람들 간사

코로나 확산 우려로 10월 7~9일 3일간 분산 개최된 '김해시민이 바라는 김해공익활동지원센터' 토론회, 그 조용한 열기로 김해가 잠시 바짝 뜨거웠다. 이런 논의가 나름 무르익어가는 맥락을 소개할 필요가 있겠다. 
 
오랜 비민주적 시대를 거치며 '시민운동에 대한 관의 지원'은 '특혜요 어용'이라는 사고가 굳어져 왔으나, 민주화와 더불어 되레 '정당한 요구요 권리'라는 자각과 문제제기가 시민사회 내에서 확산되며 공감을 얻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한편 '시민사회발전기본법' 같은 상위법은 아직 부재하지만, 올 5월 '시민사회 발전과 공익활동 증진에 관한 규정'이 대통령령으로 제정되면서 '시민사회 지원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고 서울시도 여기에 발맞춰 관련 조례를 전부개정한 조례를 공포하는 등 전국적 흐름도 조성 중이다. 올 초 '경남공익활동지원센터' 개소 이전인 작년 10월 이미 관련 조례를 제정한 김해에서도, 올 5, 6월 잇달아 시민단체 중심의 세미나와 토론회를 열고 조례 일부개정을 추진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 연장선에서 나온 확대 시민토론회였던 셈이다.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온 열띤 토론회 결과는 주최 측에서 잘 취합해 반영할 터이고, 여기선 이 센터를 김해시민들이 더 자유롭게 상상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개인적 밑그림을 편하게 풀어본다.
 
우선 센터의 '필요성' 측면에서 기대하는 핵심 역할이 있다면, 한마디로 '참여주체요 변화의 원동력인 시민사회 운동의 활성화' 촉진이다. 이 목적 하에, 구조적 재정난과 운영난을 겪는 기존 '시민단체' 활동의 안정성과 지속성뿐 아니라 '개인' 공익활동의 다양성도 폭넓게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지원'이란 '재정'에 한정되지 않는 '관계망 승강장 및 길잡이' 기능도 포함하며, 이를 위해 공유자산으로서의 '정보 및 인력 은행' 구축과 축적은 필수적이다. 그래서 단체나 개인이 지닌 문제의식이 홀로 힘없이 흩어지지 않고 '반향'을 불러일으켜 마침내 '해결책'에 접근할 수 있도록, 그 정보와 사람이 '필요한 지점'에서 뭉치고 헤치게 원활한 흐름을 유도하는 안내자 말이다. 즉 시민들의 관심과 문제가 생산적인 공익활동으로 연결되는 '연대와 협업의 장'을 만들어주는 일로, 시의정감시, 공동기금모금 등에 잘 작동할 수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적재적소에 영향력을 발휘할 시민역량을 차곡차곡 쌓도록 촉진해야 한다.
 
센터가 이런 목적으로 설치된다면, 시민권 행사의 일환으로 시민활동에 대한 재정지원은 당당하게 받되 운영의 독립성과 자율성은 최대한 보장되는 '관설민영'의 형태가 적절할 것 같다. 사적 편향과 권력 집중을 피하도록 시민사회가 함께 운영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여기서 생길 수 있는 '갈등과 합의의 지난한 과정'을 '시민사회의 경험 축적 및 성숙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태도도 요구된다. 특히 '예산 절약', '중복사업 방지' 차원에서 뿐 아니라 사용자인 '시민 접근편의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의 밀접한 연관성'을 고려하더라도 분야별 여러 지원사업들이 '소통협업체계로 통합운영'되어야 하며, 이에 유연하지 못한 행정에 대안을 제시할 수도 있다.
 
김해는 다른 경남 지자체엔 없는 민주시민교육, 문화다양성, 공익활동지원 등에 관한 선진 조례 등을 다 갖고 있지만, 경남 내에서 시민활동역량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이번 '김해공익활동지원센터' 설립 논의와 준비 과정을 통해 민관 모두에게 그 고민이 깊어지길 바란다. 문서보다 사람의 의식이 우선이다. 한 도시의 수준은 구성원의 질이 결정하듯, 시민사회가 성숙해야 도시도 제대로 대접받는다. '시민사회에 대한 전폭적 지원'이 선택이 아닌 필수요 당위라는 민관 양쪽의 인식변화가 무엇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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