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림 독자

팍팍한 현대사회 속 우리 모두를 설레게 했던 축제들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코로나19라는 이름 모를 낯선 병으로 인해 지극히 평범했던 일상은 되돌릴 수 없는 과거가 돼 버렸고, 손꼽아 기다렸던 수많은 축제도 이젠 추억이 됐다.
 
우리는 점차 비대면 생활이 익숙해지고 있다. 장르를 불문하고 수업, 업무, 예배, 공연, 심지어는 여행까지도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이쯤되면 축제라는 단어는 당연히 더욱 더 멀고도 낯설게 느껴진다.
 
그러나 축제라는 단어 앞에 또 다른 단어, '언택트'가 붙으면서 새로운 의미의 축제가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왔다. '언택트 축제'. 낯설게만 느껴지는 이 축제는 코로나19로 침체된 우리 삶에 다시 활력을 불어 넣어 주었다. 정부의 거리두기 지침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이기 어려워지자 다양하고 기발한 방법의 축제가 생겨난 것이다. 
 
물론 언택트 축제에는 아쉬움도 존재한다. 축제의 생생한 현장은 방구석 1열로, 다른 나라 사람과의 만남은 화상연결 또는 SNS 소통으로, 그 지역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취는 내 방의 익숙함과 편안함으로 대체하게 됐다. 그러나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게 어떤가. 언택트 축제 덕분에 이제는 시간이 없어 가보지 못했던 전시회도, 지구 반대편 나라의 축제도 쉽게 즐겨볼 수 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종식'이라는 기약 없는 미래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언택트 축제'라는 새로운 문화의 패러다임을 맞게 된 것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는 끝이 보이지 않는, 소리 없는 싸움을 이어가고 있지만 과거 축제를 즐겼던 우리의 뜨거운 젊음과 열정, 그리고 패기로 똘똘 뭉쳐 모두가 어렵고 힘든 이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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