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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예술을 이미 알고 있다", '함께' 만들어가는 예술의 힘경남도립미술관 '살어리 살어리랏다' 전시리뷰
  • 수정 2020.12.01 15:07
  • 게재 2020.12.01 15:07
  • 호수 495
  • 7면
  • 김미동 기자(md@gimhaenews.co.kr)
▲ 경남도립미술관에서는 최정화 작가의 '살어리 살어리랏다' 전시와 청년 커뮤니티 4팀의 '별유천지' 전시가 진행 중이다. 사진제공=경남도립미술관

"예술의 역할 고민해 전시 구상"
 구상에서 전시까지…'참여형 전시'
 조화·유대 등 담아낸 최정화 작가 
 경남의 재료에 도민의 삶 녹여내



기존의 전시는 관람객을 '객체'로 인식해왔다. 전시된 오브제는 작가의 의도를 전달했으며, 관람객은 이를 그대로 수용하거나 이해하지 못해 돌아섰다. 하지만 최근 관람객이 '주체'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전시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겨났다. 바로 '참여형 전시'다.
 
경남도립미술관 '살어리 살어리랏다' 전시가 바로 그렇다. 경남도립미술관과 최정화 작가는 예술의 역할을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코로나19가 연일 기승을 부리는 요즘, 심신이 지친 이들에게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고자 했다. 미술관과 최 작가는 지난 10개월 간 경남 곳곳을 답사하며 마산수협공판장에서 생선상자와 파라솔을, 김해에서 가야의 역사를 만나기도 했다. 그렇게 준비된 전시장을 찾았다.
 
전시 '살어리 살어리랏다'와 연계전시 '별유천지'는 경남도립미술관 1, 2, 3층 전시실·앞마당 일대에서 펼쳐진다. 최 작가의 개인전과 경남에서 활동하는 청년 커뮤니티 4팀의 단체전으로, 총 5개의 전시관과 야외 프로젝트가 마련돼 있다. 최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2020 최정화 작가와 함께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모아모아'와 '기억채집'을 준비했다. 이 프로젝트는 경남 시민들에게 폐식기와 사진 등을 받아 진행됐으며, 이번 전시의 대표적인 참여형 콘텐츠다. 미술관 앞마당에는 617명의 참여자로부터 받은 783점의 식기로 만들어진 24m의 작품 '인류세'가 설치돼 있다.
 
전시장 곳곳에는 '누구나 예술을 이미 알고 있다', '너 없는 나도 없고, 나 없는 너도 없다'는 글귀가 적혀 있다. 1전시실의 테마는 바로 '당신의 빛'이다. '함께 만드는 전시'를 지향하는 최 작가의 가치가 반영돼 있다. '내가 너를, 네가 나를' 만드는 것이다.
 
전시실에는 테마의 이름처럼 여러 가지 빛이 놓여 있다. 빛은 어떤 오브제를 비추기도, 깨진 거울 등에 비춰 더 정교한 빛을 내기도 한다. '빛은 우리 모두에게 비춰지고 우리 모두에게 나오는 것'이라는 의도가 빛처럼 반짝였다.
 
작품 '당신은 기념비 입니다'에는 식기와 사진 등을 보내준 이들의 이름을 담았다. 전시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1000명의 이름이 새겨진 명찰 작업으로, 알록달록한 명찰을 조명이 비추고 있다.
 
'우리의 기억'을 테마로 잡고 있는 2전시실에서도 참여형 전시가 이어진다. 참여자들이 보낸 사진과 사연이 담긴 앨범, 책 등이 전시장을 채웠다. 옛날 앨범들, 빛바랜 표창장, 오래된 결혼식 초대장, 지금은 다 커버렸을 누군가의 어린 시절 사진 등이 늘어섰다.
 
또한 한쪽에는 '미술실기대회'를 위한 3개의 비너스 상과 이젤이 설치돼 있다. 색연필, 사인펜, 연필도 놓여 있다. 관람객은 원하는 시간만큼 앉아 자신만의 '비너스'로 이젤을 채울 수 있다. 완성된 작품은 벽면에 함께 걸리거나, 관람객이 소장한다.
 
"미술 전공이 아니다"고 말하는 기자에게 "괜찮다. 그것도 작품"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전시장은 '작품을 감상하는 공간'이 아닌, '만들어가는 과정으로서의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3전시실은 '무이무이(無異無二)-생활사 박물관'을 테마로 했다. 이곳에서는 '다를 것도, 어울리지 않을 것도 없는' 작품들의 향연을 만날 수 있었다. 최 작가가 오랜 시간 수집해 온 고가구들에 '가장 현대적인 물품'이 결합된 작품들로, 오래된 나무 위에서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식이다. 최 작가는 '마치 낯선 여행 장소에서 이질적인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 생기는 벅찬 감정'을 이러한 작품들로 보여준다. 전시장 내부 곳곳에는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 있었고, 관람객들은 이곳에 앉아 사진을 찍거나 작품을 관람하며 녹아들기도 했다.
 
4전시실과 5전시실에서는 '별유천지' 전시가 이어진다. '공유를위한창조', '비컴프렌즈', '돌창고프로젝트', '팜프라'까지 총 4개의 단체가 참여했다. 각 팀의 다양한 오브제, 이들의 이야기와 기획 의도가 담긴 다큐 영상이 준비돼 있다. 전시 작품과 영상을 모두 감상하고 나면, 이제 '나의 별유천지는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때다.
 
참여형 전시에서는 작가와 관람객 사이에 완강히 버티던 벽이 허물어지면서 그 자체로 새로운 예술작품이 탄생한다. 작가가 지향하는 방향을 관람객과 함께 걸어가는 것이다. 최정화 작가와 전시에 참여한 약 1000명의 도민들, 4개의 팀들은 모두 '예술의 역할'에 대한 고찰을 시도한다. '살어리 살어리랏다'와 '별유천지'는 누군가의 삶이, 기억이, 이야기가 예술이 되는 전시다.
 
경남도립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이 2개의 전시는 2021년 2월 14일까지 진행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 발열체크 등 철저한 방역이 이뤄지며 모든 전시관람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1일 8회, 1회당 최대 20명씩 관람가능하고 본인포함 최대 5인까지 접수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경남도립미술관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김해뉴스 김미동 기자 md@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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