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예은 김해뉴스 독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코로나 블루(우울)를 넘어서 레드(분노), 블랙(암담함)이라는 무거운 단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나는 생활에 조용히 스며든 분노와 암담함을 극복하기 위해 이전과는 다른 무언가를 찾고 있다. 나뿐만 아니다. 주변 친구들, 그리고 시민들 역시 그런 것 같다.
 
최근에는 눈여겨 보지 않았던 '중고거래' 어플을 깔고 어떤 것들이 거래되는지, 어떤 상품이 올라 오는지 보는 '이상한 취미'가 생겼다.
 
코로나 이후 우리의 소비 행태는 많은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주목해 볼만한 소비 트렌드는 '중고거래'이다. 당초 인터넷을 통한 거래가 주 시장이었다면 최근에는 모바일 앱을 통한 거래가 활발해졌다. 
 
이 같은 점은 시장 규모 확대로도 나타난다. 2008년 4조 원 규모였던 중고거래 시장은 올해 20조 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이는 외출하기 어려워져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졌고, 돈 벌기는 힘들어진 상황을 중고거래량을 통해 나름의 작은 소비를 통해 행복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주변 지인들 중에는 중고거래 어플로 한 달 수익 구조가 다양해졌다는 이도 늘었다.
 
나또한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져 용돈이 부족했었다. 이런 상황이 중고거래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으로 자리매김한 이유이기도 하다. 
 
돈이 필요했기 때문에 좋은 가격에 물건을 팔고 싶었고, 소비자가 구매욕구를 불러 일으킬 수 있도록 잘 꾸며진 인터넷 쇼핑몰의 상세 페이지를 참고하기도 했다. 
 
직접 모델이 되는 등의 노력을 통해 결국 한 달 밥값 수준의 수익이 생겨났다. 단순히 용돈벌이로 사용되던 중고거래가 수익이 더해지면서 흥미와 재미로 바뀌기 시작했다.
 
중고거래 방식도 조금씩 변하는 모양새다. 앞서 직접 거래하거나 택배거래를 주로 했다면 지금은 비대면 거래 방식도 생겨났다.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면 중고 거래 관련, 한창 연락이 많이 오던 시기가 있었다. 상황이 불가피해 직접 거래하기 힘든 상황도 종종 발생했다. 이런 때는 어머니 가게에 물건을 맡겨두었고 구매자가 물건을 가져가고 돈을 지불하는 식으로 판매했었다. 
 
거래하러 오신 분들은 중고 상품뿐만 아니라 가게에 있던 물건을 보고 구매하기도 했고, 무료나눔을 했을 때는 좋은 물건을 무료로 가져가게 돼서 미안하다고 직접 키운 농작물을 주고 가신 분도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이 너무 없어서 장사가 재미없다고 하셨던 어머니도 중고거래로 인해 활기를 다시 되찾으셨다.
 
'언택트 시대'에 잠깐이지만 사람의 온정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구매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사서 행복해 하시고 판매자인 나는 돈을 벌어 기분이 좋고, 가게에 사람이 오지 않아 심심하다고 하셨던 어머니는 신이 나셨다.
 
코로나19가 주는 우리 생활의 변화는 꼭 나쁜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생각의 전환이 있다면 얼마든지 긍정적이게 된다는 말이다. 결국 이 또한 변화하는 시대상이기도 하다. 
 
이제는 코로나발 무기력이 분노와 암담함으로 변하는 것이 아닌 이제는 행복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확행을 찾아야 한다. 만약 주변에 중고거래를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면 한 번쯤은 해보라고 권유해보길. 당연한 것들을 그리워하는 이 시기에 그나마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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