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는 심정은 매 번 그렇듯 복잡하다. 돌이켜보면 같은 것 같지만 다르고, 다른 것 같지만 같다. 
 
그래도 365일, 그 긴 시간은 우리들에게 고스란히 흔적을 남겼다. 어떤 이는 광풍처럼 몰아친 부동산 열기를, 또 다른 이는 검찰을 중심으로 바쁘게 돌아갔던 정치시계를, 또는 최고점을 경신한 코스피 지수에 대한 짜릿함을 추억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의 기억이 멈춰선 그 곳엔 코로나19가 있음을 누구도 부정하진 못한다. 그래서, 올해는 다르다.
 
코로나 전후로 모든 것이 나뉘었다. 일상의 개념도 바뀌었다. 반복되는 시간, 그 속에서의 일정한 생활 패턴이 품고 있던 '일상의 지루함'은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일상 회복의 소망'으로 의미를 달리했다. 
 
언택트와 비대면은 핵심 키워드로 자리했다. 경제분야에서는 온라인 비대면을 주도하는 산업분야가 급부상했다. 비대면 회의시스템, 온라인 학습, 이커머스가 이전과 다른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기존 오프라인 산업의 강자들은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느라 분주하다.
 
문화분야도 다르지 않다. 비대면 공연과 VR(가상현실) 기반 전시회가 관객들과 소통의 끈을 이어줬다. 현장감이 떨어지는 부분은 보완해야 하겠지만 멈춰서버린 문화계에 분명 응급조치 효과는 있었다. 특히, VR분야는 향후 경제적 측면에서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교육분야는 조금 과장을 더한다면 비대면 회의시스템을 활용한 출결관리와 원격수업으로 한 해를 버텼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학교수업이 병행되고 있지만 비대면 방식이 아니었다면 우리 교육은 한계상황에 직면했을 것이다. 
 
그래서, 올해는 달랐다. 우리는 체감하지 못했던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고 있고 경험하지 못했던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2020년 한 해를 부정적이기 보다는 긍정적 관점에서 평가할 수 있는 건 이 때문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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