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외국계 회사에서 재무 업무를 했는데, 상사보다 부하직원이 먼저 퇴근하면 안된다고 해 힘들었다. 휴가를 받아 여행을 갈 때도 눈치가 보였다. 술 마시고 노래하는 회식은 조금 부담스러웠다. 회사 조직을 우선 순위에 두는 것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정이 많다는 걸 느꼈다. 식사도 같이 하러 가고, 아기가 백일이면 회사에 백일떡 돌리고, 선물도 함께 사서 전하고, 결혼식이며 돌잔치도 함께 축하했다. 서로 챙겨주고 신경 쓰는 모습은 한 가족 같은 정을 느끼게 했다.
뉴질랜드에 돌아와서 시작한 직장생활도 처음에는 낯설었다. 점심시간에는 각자 알아서 점심을 먹는다. 직장 상사 대우는 해주지만, 본인 일이 끝나면 칼퇴근이다. 시급한 사안이 아니라면 야근을 잘 안한다. 그런 면에서는 한국 직장인들의 일에 대한 책임감과 신속한 업무처리가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뉴질랜드 회사는 1년에 휴가가 4주이다. 해외로 여행가기도 쉽고, 눈치 볼 필요도 없다. 하지만, 나는 한국인이라서 그런지 괜히 눈치 보이고 칼퇴근할 때도 뭔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면접을 볼 때 한국에서는 "부모님이 뭐 하시느냐?"고 묻지만, 뉴질랜드에서는 당사자에 대해서만 묻는 것도 차이다. 이렇게 두 나라에서 일해 본 결과, 양쪽 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나는 앞으로 어디에서 직장생활을 하든 최선을 다해 그곳에서 한국인의 위력을 알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