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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구조사 폭행업체, 때린 당일 구인공고
  • 수정 2021.01.12 15:15
  • 게재 2021.01.12 15:15
  • 호수 501
  • 4면
  • 최인락 기자(irr@gimhaenews.co.kr)
▲ 김해 흥동의 한 사설 응급구조단에서 단장이 직원을 폭행해 숨지게 한 일이 일어났다. 사진은 정차돼 있는 앰뷸런스. 최인락 기자

폭행 시작 4시간 뒤 구인공고
워크넷 공고, 현재 삭제 상태
피해자 가족, 국민청원 올려
경찰 "가해자, 살인 혐의 검토 중"



응급구조사를 구타한 뒤 방치해 죽음으로 내몬 사설응급구조업체가 피해자 폭행 4시간 뒤 구인공고를 올린 것으로 확인돼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구인공고 게재 시간이 피해자가 폭행 당하고 있었던 시간이거나 폭행 후 방치됐던 시간으로 추정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폭행 당일에도 구인공고 = 최근 김해 흥동의 한 사설 응급구조단 단장 A(42)씨가 직원 B(42)씨를 구타한 뒤 방치해 숨지는 일이 일어났다. 피해자 B씨의 얼굴과 가슴 등에는 피멍 등 다수의 폭행 흔적이 발견됐다. 그러나 B씨는 저항 없이 속수무책으로 당해왔던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업체에서는 B씨에 대한 폭행이 있었던 당일 취업사이트를 통해 구인공고를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 취업사이트인 워크넷에 가해 업체의 구인공고가 올라간 시간은 오후 5시 15분. 경찰이 추정한 B씨가 폭행당한 시간은 오후 1시쯤이다.
 
해당 공고에는 "오래 근무 가능하시고, 직원 간 협조 잘 하시는 분 원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이 업체는 숨진 B씨를 확인했음에도 사건 관련 논란이 일기 전까지 채용 공고를 그대로 유지했다.
 
공고는 조회수 약 390회와 지원자수 1명을 기록하고, 지난 7일 오후 내려갔다.
 
다만 이 업체는 워크넷을 통한 구인공고를 지난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게시하고 있다. 업체는 지난해 2월 10일 구인을 시작으로 채용 공고를 32차례 등록한 바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김해지역 주민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해의 한 온라인 육아 카페에 이 사건과 관련된 게시글이 올라가자 사이트 이용자들은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입을 모았다. 
 

◇무서운 가스라이팅…저항도 못해 = B씨는 A씨로부터 상습 폭행을 당해왔다. 심리적 지배를 뜻하는 '가스라이팅'도 당한 것으로 추정돼 사실상 폭행에 무방비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해 12월 24일. 경찰에 따르면 숨진 B씨는 이날 오후 1시께 A씨에 의해 여러 차례 폭행을 당했다.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이어진 B씨에 대한 구타는 그의 전신에 피멍 등 폭행의 흔적을 만들었다.
 
문제는 B씨가 폭행 과정에서 그 어떤 저항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폭행 전날인 23일 B씨가 낸 차 사고부터 이어진다. 이 사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불만을 가진 A씨가 B씨에 대한 폭행을 시작했다.
 
A씨가 무차별적 구타할 때마다 B씨는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되풀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맞아 쓰러진 B씨를 A씨는 그대로 방치했다. 다음날 오전 8시쯤 돼서야 그는 사경을 헤매는 B씨를 회사 구급차량에 태워 B씨의 주거지 인근으로 데려갔다. 이 과정에서 결국 B씨는 사망했다. 
 
그러나 A씨는 오후 5시가 넘어서야 사망 사실을 119에 접수했다. 그 사이 A씨는 아내가 운영하는 식당 등에 들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B씨의 사망사실을 알고도 7시간 가량 방치했다고 봤다. 
 
 
◇"살인죄 받도록 해주세요"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B씨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청원이 이어졌다. 
 
자신이 여동생이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B씨가) 90㎏의 건장한 몸이었는데 60㎏로 살이 급격하게 빠졌다"며 "가끔 전화 와서 돈을 빌려달라고도 했다"고 썼다. 
 
이 청원인에 따르면 B씨는 임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는 "일을 그만두기 위해 아버지랑 함께 갔지만 아버지는 밖에서 대기하고 오빠는 A씨와 독대를 했다"면서 "(A씨가) '아빠 데리고 오면 못 때릴 거 같냐'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자신때문에 아버지께 피해가 갈까봐 1년간 무보수로 일하겠다고 각서를 적었다"며 "빚이 생길 수밖에 없어 A씨의 올가미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청원인은 자신을 B씨의 남동생이라고 밝히면서 "살인죄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 청원인은 "형님은 구타와 협박, 금품갈취를 당하면서도 무임금 각서와 부당한 채무이행 각서 등으로 그만두지도 못했다"며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두려워 도망쳐 나오지 못한 채 비참한 삶을 지내왔다"고 전했다. 이어 "이 사건은 현재 상해치사혐의로 검찰에 넘어간 상태다"면서 "행위에 맞는 처벌이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경찰은 단장 A씨에게 살인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A씨는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됐었다.
 
김해뉴스 최인락 기자 irr@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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