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벌기 위해 2년 전 한국에 왔습니다. 당시 스리랑카에서는 내전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전쟁 통에 할 수 있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았어요. 돈벌이도 잘 되지 않았고요."
 
25세 모하마드 술탄 씨가 2년 전 한국행을 선택한 이유는 내전 때문이었다. 저마다 꿈과 희망이 있었지만 반목과 갈등 그리고 그로 인한 동족간 분쟁은 바다로 둘러싸인 스리랑카에 많은 상처를 남겼다.
 
내전으로 국가의 미래가 불투명해지자 많은 스리랑카 젊은이들이 해외로 떠났다. 술탄 씨 역시 그런 탈출 대열에 설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미래를 위한 중대 결정이었다.
 
"지금은 내전이 끝나 다들 재미있게 살아요.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죠."
 
그는 아직 미혼이다.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여자 친구가 있는데 알라신을 믿는단다. 여자 친구와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은 강한 편이다.
 
그의 고향은 각종 어류가 풍성한 해안마을이다. 높은 빌딩과 잘 닦인 도로 따위는 찾아볼 수 없지만 바다의 혜택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이웃과 더불어 살고있다.
 
"(겨울점퍼를 움켜쥐으면서) 저희 고향에선 이런 옷이 필요 없어요. 따뜻한 곳이고 정말이지 물고기가 잘 잡혀요. 수영하고 배 타고 고기 잡는 그곳을 떠올리면 마음이 벅차오릅니다."
 
그는 상동면에 위치한 한 회사에 다니고 있다. 일과시간에는 CNC 선반을 운용하는 업무를 하고 나머지 시간은 주로 기숙사에서 보낸다.
 
"(회사에는) 다양한 국가에서 온 근로자들이 있습니다. 스리랑카 뿐만 아니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다양해요. 대화가 쉽지 않지만 서로 소통하고 때로는 요리를 나눠 먹기도 합니다."
 
그는 한국에 '굿맨(좋은 사람이란 뜻)'들이 많다며 손을 치켜세웠다. 회사 사장과 차장이 대표적인 굿맨인데 직원들의 어려움과 고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 좋은 사람들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사람들만 좋은 것은 아닙니다. 제주도를 가봤는데 '베리 굿'입니다. (수영선수)박태환도 좋아해요. 저희도 수영을 잘하지만 박태환은 정말 잘합니다."
 
쉬는 날이나 여가 시간에 그가 하는 일은 크리켓이다. 근로자 친구들과 만나 가끔 즐기는 수준이지만 그렇게 즐거울 수 없다고 한다. 서상동 기도방을 찾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슬람교도인 그는 알라신을 믿는데 거짓말하지 않는 것이 신념처럼 돼 있다.
 
"위드 해피니스…. 모두가 행복하게 해달라." 기도를 통해 그가 하고 싶은 말이다.
 
그는 3년 뒤 고향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고향에 돌아가면 회사를 차릴 계획인데 지금으로서는 어류를 유통하는 회사가 유력하다.
 
"인도, 파키스탄, 사우디 등으로 판매할 수 있어요. 고향 친구들과 함께 그 일을 꼭 해보고 싶습니다. 혼자가 아닌, 함께 일하면서 즐겁게 사는 그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힘을 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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