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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사 누리길, 가야고도 역사와 문화의 숨결을 따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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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2.04.18 09:54
  • 호수 70
  • 14면
  • 구민주 기자(kmj27@gimhaenews.co.kr)

   
▲ 김해한옥체험관 담벼락을 따라 봄이 한껏 무르익고 있다. 사진/박정훈 객원기자 punglyu@hanmail.net
대성동고분박물관 ~ 수로왕비릉 ~ 봉황동유적 탐방 코스

김해지역 도심의 삭막한 길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정돈돼 시민들에게는 친환경 생활공간으로, 외지 관광객들에게는 김해를 홍보할 수 있는 매력적인 '걷기 코스'로 탈바꿈 했다. '가야사 누리길'이다. 어찌 보면 '가야의 거리'와 주요 관광지들을 이어놓은 단순한 길에 불과하지만, 새롭게 정비된 '가야사 누리길'을 걷다 보면 색다른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옛 가야의 모습을 꾹꾹 눌러 함축해 놓은 듯한, 혹은 푹 고은 곰탕처럼 김해의 역사가 우러나는 진국 같은 곳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하겠다. 코스는 주 동선이 약 2시간, 부 동선이 약 15~20분이다. 평균적으로 가야사 누리길을 걷는 데만 소요되는 시간이다. 하지만 꼼꼼히 느끼면서 이 길을 둘러보고 싶다면 넉넉하게 4~5시간 정도를 잡는 게 좋다. 


   
 
'가야사 누리길'은 행정안전부 주관 '친환경 생활공간 조성사업 공모'를 통해 김해시가 지난해부터 추진한 사업으로, 지역 고유의 역사, 문화, 관광자원 등을 연결하는 녹색길이다. 가야 문화유적지 2.9km를 연결해 만든 걷기 코스이다. 특히 '한국의 아름다운 거리 100선' 중의 하나인 '가야의 거리'를 중심으로 휴게시설과 편의시설을 설치해 최고의 거리 환경을 조성했다.
 
가야사 누리길은 대성동 고분박물관에서부터 국립김해박물관을 지나 구지봉, 수로왕비릉, 김해향교, 북문, 동상재래시장, 수로왕릉 등을 지나도록 되어 있다. 도심지 내에 흩어져 있는 역사 문화 유적지가 하나로 이어져 있어서, 잘 꾸며진 길을 걷는 동안 역사의 흔적도 함께 느낄 수 있다.
 
곳곳에 안내 표시가 돼 있지만, 발밑에 설치된 '가야사 누리길'이라 적힌 동판을 따라 걸으면 한결 수월하게 길을 이어갈 수 있다. 따뜻한 봄 햇살과 봄 바람을 만끽하며 가야사 누리길 주 동선을 걸어본다.
 
출발점인 대성동 고분박물관은 대성동 고분군에서 4차례 발굴조사를 통해 습득한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다. 대동의 예안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인골을 토대로 복원한 기마무사상이 있고, 고대의 장례 풍습을 살펴볼 수 있는 무덤 모형과 유물 모형 등이 있다. (오전 9~오후 6시·월요일 휴관)
 
대성동 고분박물관을 나오면 이내 오른쪽으로 고분 언덕이 야트막하게 솟아 있는 게 보인다.
 
   
 
언덕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왼쪽으로 가야기마민족상징상이란 제목의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일군의 가야시대 병사들이 적을 향해 달려나가는 모양새다. 이 조형물은 유물들을 참고해 청동주물로 제작한 것이다. 눈 앞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사실감이 있다.
 
계속 길을 가면 국립김해박물관이 나온다. 국립김해박물관으로 갈 때에는 해반천 둑길을 이용하는 게 더 낫다. 조그마한 숲이 조성돼 있고, 나무 그늘 아래에는 쉴 수 있는 공간들도 있다. 숲길이 끝나는 지점에는 언뜻 보면 울퉁불퉁한 바위 같지만, 자세히 보면 부처님의 모습이 새겨져 있는 유하리 마애불이 놓여 있다. 보물찾기 하는 심정으로 부처님 모습을 찾아볼 일이다.
 
국립김해박물관 건물은 '철의 왕국 가야'를 상징하고 있다. 건물 외벽에는 철광석과 숯을 이미지화한 검은색 벽돌을 사용했다. 지난 1998년에 개관한 이곳에서는 가야의 문화재를 중심으로 전시하고 있다. 변한(弁韓)의 문화유산도 함께 소개돼 있다.
 
박물관 뒷쪽에 '구지가'로 유명한 구지봉이 있다. 박물관 바깥 길로 해서 동백꽃 향기를 맡으며 걸어도 되고, 박물관 안쪽으로 해서 잘 꾸며진 야외 산책로를 통해 올라갈 수도 있다. 야외 산책로에는 철쭉이 많이 식재돼 있다.
 
구지봉을 통과하면 수로왕비릉과 이어지는 길이 나타난다. 김수로왕이 이곳 하늘에서 내려왔으니, 새 생명의 탄생과 어머니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수로왕비릉은 고즈넉하고 깔끔하다.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데, 최근 김해시에서는 개방 시간을 늘려 오전 8시부터 해가 질 때까지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수로왕비릉에서 나와 길을 따라 걷다가 대성동 4거리에서 왼쪽으로 올라가면 향토 교육기관인 김해향교가 나온다. 분위기가 엄숙하다. 김해향교에서는 향토사 연구에 도움이 되는 자료들을 보관하고 있다.
 
향교 앞에서 반대편으로 건너가면 가야사 누리길 안내 표지판이 서 있다. 표지판을 따라 내려오면 일순 분위기가 확 바뀐다. 주택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곳 한 가운데에 성벽과 성문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김해읍성 북문이다. 세종 16년에 축조됐는데, 지금의 김해읍성 북문은 2006년부터 구조와 축성기법을 분석하고 각종 문헌을 참고해 2008년에 복원한 것이다. 과거와 현재가 절묘하게 공존하고 있는 공간이다.
 
북문에서 길을 따라 내려온다. 왼쪽으로 김해시립예술단학습관이 보이고 한 재래시장으로 난 길목이 나타난다. 동상재래시장이다. 동상재래시장에는 건어물, 족발, 튀김, 과일, 생선 등 없는 게 없다. 시장 구경을 하다 보면 칼국수 가게들이 한 군데에 모여 있는 공간이 있다. 출출하다면 다리쉼도 할 겸, 고소하고 쫄깃한 칼국수 한 그릇 챙겨 먹는 것도 괜찮겠다. 맛은 물론이거니와 시장인심이 그렇듯 양도 푸짐하다. 가격까지 착하다.
 
   
 
지금부터는 수로왕릉으로 간다. 오래된 옛길을 걷다 보면 기와 지붕이 보인다. 입장료는 없으며, 수로왕비릉과 마찬가지로 오전 8시부터 해가 질 때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홍살문을 지나면 거대한 왕릉이 확 눈에 들어온다. 봄과 가을 두 차례 이곳에서 대제가 거행된다. 왕릉 주변으로 단정하게 조성된 공원을 천천히 둘러본다. 초록빛의 나뭇잎과 알록달록한 꽃무리, 파아란 풀잎 들이 가득해 눈도 마음도 시원해진다.
 
수로왕릉 정문으로 나와 오른쪽으로 난 길을 걷는다. 돌담 위로 왕릉공원의 벚꽃나무가 고개를 내밀어 배웅을 하는 운치 있는 길이다. 조금만 더 걸어가면 김해한옥체험관이 나온다. 담장이 낮아서 까치발을 하고 안쪽을 훔쳐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입장은 무료지만, 숙식을 하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사랑채와 안채 등 총 7동, 85칸으로 구성돼 있으며 한옥숙박체험과 더불어 전통문화공예체험 같은 체험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 가야사누리길 표지판 아래에 있는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어 보면 주변의 다양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마지막에 발길이 닿는 곳은 봉황동 유적지다. 김해한옥체험관 옆으로 난 좁은 골목을 따라 걷다보면 김해도서관이 보이는데, 그 맞은편이 바로 봉황동 유적지다. 봉황동 유적지는 역사적 가치도 가치지만, 도심 속에서 자연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길은 여러 갈래로 나 있는데, 어떤 길을 택해도 아름다운 풍경을 접할 수 있다.
 
봉황동 유적지에서는 '패총'이라 불리는 조개더미가 발견되었다. 노출전시관을 찾아 가면, 오랜 세월 켜켜이 쌓인 조개더미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드라마틱한 느낌이 든다.
 
봉황동 유적지에서는 무덤, 토기, 집터 등도 발견됐는데, 이를 토대로 재현한 가야 시대의 집과 망루, 배 등 다양한 것들을 눈과 마음에 담을 수 있다. 멀리서 보면 자그마한 언덕처럼 보이지만, 봉황동 유적지 속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여의낭자와 황세장군 이야기를 비롯해 이 유적지에서 흘러나오는 옛 이야기를 듣다보면 해지는 줄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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