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제대 인근 한 공인중개 사무소. 신입생 등 인파로 번잡해야할 개강철임에도 인근이 한산한 분위기다. 최인락 기자


일부 수업 비대면 강의 탓
30만 원대 원룸 수요 ‘뚝’
업계, 3월까지 지켜볼 듯



"오프라인 강의는 일주일에 이틀에 불과합니다. 비대면 수업이 많아서 자취를 할 이유가 없어요."
 
지난 25일 둘러본 김해 인제대학교 인근 원룸촌. 1만 2000여 명의 재학생이 다니는 인제대 인근 원룸촌은 개강을 코앞에 두고 있었지만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였다. 인제대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도 일부 강의를 비대면 방식으로 운영한다고 학사 계획을 내놓으면서 비싼 돈들여가며 방을 얻을 필요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인제대의 경우 수강인원에 따라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달리한다. 수강인원이 41명 이상인 교양 교과목의 경우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하고 3시수 이상인 이론 교과목의 경우도 비대면을 일부 적용한다. 인근 가야대, 창원대 등 학교에서도 거리두기 단계별 수업 방식을 달리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경남도에 적용된 1.5단계의 경우 이들 대학은 교과목별 특성, 수강 인원 등을 반영해 대면과 비대면을 혼용해서 수업한다.
 
지역대학들이 이 같은 방안을 내놓자 학생들 사이에서는 '자취는 최대한 피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만난 인제대 학생들은 "조금 불편하지만 셔틀버스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겠다"며 원거리 통학 선호 의사를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불똥이 대학 인근 임대업자들에게 튀었다. 업계에 따르면 월세 기준 30만 원 정도의 원룸의 경우 예년과 달리 수요가 끊긴 상태다. 원룸 임대업을 하는 박 모 씨는 "매물에 비해 학생들의 수요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요즘은 신축 원룸이나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한 초저가 원룸이 아니면 문의조차도 뜸하다"고 하소연했다. 
 


공인중개사도 마찬가지의 입장을 보였다. 어방동 A 공인중개사무소 김 모 소장은 "전년의 경우 개강 시즌에는 모든 방이 예외 없이 나갔지만 올해는 70~80% 정도만 나갔다"며 "요즘은 학생 문의보다 임대업자들에게 오는 문의가 더 많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3월까지 기다려봐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학기 중에 자취로 돌아서는 학생들이 생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삼방동 원룸촌 부근의 B공인중개 사무사 임 모 소장은 "3월 말, 늦어도 4월 초까지는 기다려볼 생각"이라며 "특히 장거리 통학 학생의 경우 학기 중간에 방을 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원룸 계약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일반적으로 1년을 기본으로 하는 원룸 계약 상 유동적인 코로나19 상황에 온전히 대응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혹시 모를 제4차 대유행 가능성과 이에 따른 거리두기 격상 및 비대면 수업 전면 전환 등도 고려하고 있다.
 
어방동에서 2년간 원룸에 살았던 인제대 재학생 김 모 씨는 "임대업자가 먼저 월세를 줄여 받겠다고 말했지만 거리두기가 언제 또 격상될지 몰라 제안을 거절하고 통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최인락 기자 irr@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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