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가 좋아 서각에 빠진 이동신 작가가 작업 중이다.
서각 40여점 공예품 10여점 등
윤슬미술관에서 이달 29일까지
자유로운 작가 상상력과 미적 감각 선봬

"서각은 글·미술·서예·조각 등을 모두 접목시켜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현대미술의 회화적 느낌으로 감상해도 좋습니다."
 
김해의 원로 서각가 곡산 이동신 씨의 서각전시회 '나무의 숨결'이 24일부터 29일까지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작품전에서는 서각 40여 점, 공예품 10여 점 등 5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 서각 작품 '구지가'.
김해서각협회 고문, 김해원로작가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는 이 작가는 100여 회가 훌쩍 넘는 단체전에 참여했다. 지난 2009년 중국 베이징에서 개인전을 연 이후 국내에서 여는 첫 개인전이란 점에서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 출품한 서각 작품은 한자를 상형문자로 판 것이 많다. 작품 중 '구지가'는 구지가 구절을 상형문자로 팠다. '구하구하(龜何龜何)'라는 구절은 같은 한자를 각각 다르게 새겨 작가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미적 감각을 보여준다.
 
느티나무로 만든 경상(경전이나 책을 얹어놓고 읽는 데 쓰였던 책상)에는 상감기법으로 난과 와당을 새겨 넣었다. 선비의 정신세계를 표현한 것으로, 그 단정하고 경건한 자세를 떠오르게 한다. 율곡 이이의 시 범국(泛菊·술잔에 띄운 국화)은 네 폭의 서각병풍으로 꾸몄다. 가을날 펼쳐두고 술 한 잔 기울이면 옛 선비의 풍류가 부럽지 않겠다.
 
"서각이 뭔지도 모르고 나무가 좋아, 나무에 글을 써서 면도날로 파던 시절이 있었다"는 이 작가의 손에는 지난 30여 년 간의 작업 중 생긴 상처가 여러 군데 나 있다. 이 작가는 가야테마파크를 비롯해 임호정, 호계정, 신어정, 금병정 등 김해의 여러 산에 있는 정자의 현판에 새겨진 서각의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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