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진행된 최정화 작가와의 '아티스트 토크' 현장. 김미동 기자


약 5개월간 1만 320여 명 관람
폐막 당일 아티스트 토크 진행
작가 정신·세계관·기법 등 다뤄



"그 번쩍하는 순간, 물건과 저 사이에 상호작용이 생기죠. 말도 안 되는 얘기 같지만…. 채굴, 채광. 그런 게 지금도 즐거운 것 같아요. 그 순간이 제일 좋고. 작업할 때보다 저는 (작업에 사용할 재료를) 사냥, 사냥할 때가 제일 즐거운 사람이에요."
 
경남도립미술관과 최정화 작가가 선보인 '살어리 살어리랏다' 전시가 약 5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지난 14일 폐막했다. 전시가 진행되는 동안 1만 320여 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았다. 
 

▲ '살어리 살어리랏다’ 전시실 모습.


'살어리 살어리랏다'는 미술관과 최정화 작가가 10개월 동안 경남 곳곳을 답사하며 '채집'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작가는 인테리어 업계에서 일한 경력을 바탕으로 일상 속 ‘눈부시게 하찮은' 재료들을 모아 가치를 재구성했다. 마산에서 찾은 생선상자 등이 새로운 작품으로 태어나 전시됐다.
 
당시 최 작가는 경남 도민들에게 기증받은 자료로 작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때 제공받은 783점의 폐식기로 만들어진 작품이 바로 '인류세(Anthropocene)'다. 최 작가는 지난달 '인류세', '당신은 기념비입니다', '성게' 등의 작품을 미술관에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폐막 당일, 경남도립미술관이 마련한 아티스트 토크에 작가와 패널, 미술관 관계자, 20여 명의 관람객이 참석했다.
 

▲ 작품 '인류세'.

이 자리에선 전시 속 작품의 모티프가 된 경남의 재료들·네온사인·반구대 암각화뿐 아니라 최 작가의 작품 기법, 작가 정신, 세계관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가 펼쳐졌다.
 
아티스트 토크에 참가한 패널들은   작가에게 "현실과 과거·미래를 소화하는 방식으로서 전시란 어떤 것인가"를 묻는가 하면 이전 작업과 현재 작품을 연결하는 방식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정화 작가는 "나는 관람객의 입장에서 전시를 연출한다. 내 연출방식은 보는 사람이 어떻게 봐야 하는가 알려주고, 관람객의 입장에서 동선을 짜는 것"이라며 "최정화가 작품을 전시한다가 아닌, 그 장소에서 전시가 어떻게 보여질까와 같은 고민에서 작품이 출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9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작업은 모두 하나"라며 "계속 첨가되는 사례로서, 굉장히 소중한 기억들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경남도립미술관 김재화 학예연구사는 "최정화 작가는 향후가 좀 더 궁금하고 기대되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최정화라는 하나의 브랜드가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최소한의 인원으로 진행된 '살어리 살어리랏다' 아티스트 토크는 내달 중 경남도립미술관 유튜브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김해뉴스 김미동 기자 md@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