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윤자 국립3·15민주묘지관리소 소장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는 2020년 한 해를 송두리째 잃어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졌던 일상들이 더 이상 당연한 것이 아님을 우리는 깨달았다.
 
지난 2월 26일 전국 각지에서 시작된 국내 첫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으로 전 국민은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을 기대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코로나 종식을 바라고 있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의 역사도 당연한 것이 아니라, 61년 전 3월 15일 민주를 향한 평범한 사람들의 용기와 특별한 외침이 있었기에 가능함을 우리는 알고 있다.
 
'3·15의거'는 지금으로부터 61년 전 사사오입 개헌 등 부정한 방법으로 12년째 장기 집권하던 이승만 정권이 1960년 3월 15일 장기집권을 획책하기 위해 노골적인 부정선거를 자행하자 참다못한 마산 시민과 학생이 항거해 4·19혁명에 불을 지폈고 끝내 부패한 이승만 독재정권을 종식시키고 민주정부를 탄생시킨 대한민국 민주주의 운동의 효시로 역사에 남아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는 많은 희생 끝에 얻어진 것임을 잊어선 안된다. 행방불명 됐던 김주열 군이 머리에 최루탄이 박힌 처참한 모습의 시체로 마산 중앙부두에서 떠오르자 격분한 시민들이 다시 2차 의거를 일으켜 피흘리며 싸웠다. 이 항쟁에서 12명이 사망하고 250여명이 경찰이 쏜 총에 맞거나 체포 구금되는 등 모진 고문을 당했다.
 
이런 마산시민과 학생들의 자연발생적이고 의로운 투쟁에 대한 경찰당국의 가혹한 탄압은 전 국민들로 하여금 슬픔과 분노를 불러 일으키게 했다. 자유·민주·정의가 기본 정신인 3·15 마산의거는 현대사에 있어 최초의 민주·민족운동으로, 그 도도한 물결은 4·19혁명, 부마민주화운동, 6월항쟁, 5·18민중항쟁에 이르기까지 한 시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이어지는 중이다.
 
국립 3·15민주묘지 관리소는 이번 3·15 기념일을 앞뒤로 과거 민주열사들의 희생을 기리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국가보훈처는 지난해 코로나 19 감염병 확산 여파로 취소됐던 3·15의거 정부기념식을 그날의 민주 영웅들이 잠들어 있는 국립3·15민주묘지에서 '새 희망을 품고 가고 가고 또, 간다'를 주제로 오는 지난 15일 개최했다.
 
오는 26일(금)까지는 홈페이지 및 기념관을 이용해 '온·오프라인 사진전'을 개최하며, 3·15를 기억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사진전은 '의로운 그날을 기억하다'라는 주제로 (사)3·15의거기념사업회(회장 김장희)와 협조해 '3·15의거 사진집'을 활용한 1960년 3·15의거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는 사진 90점을 선보인다.
 
또 자체 제작한 '3·15 기억 챌린지' 이미지 카드를 들고'기억하다'라는 수어 동작을 한 인증샷을 자신의 SNS에 올려 공유하면 소정의 기념품도 제공하는'3·15 기억 챌린지' 행사도 함께 진행되니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그날의 민주열사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영구히 기리고 미래세대에까지 계승 발전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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