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서상동에서 레기스톤이라는 음식점을 운영하는 우룩벡(33·Ulugbek) 씨는 27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즈베키스탄의 고도 사마르칸트에서 왔다. 사마르칸트는 우즈벡 제2의 도시로 기후적으로는 4계절이 뚜렷한 곳이다.
 
우룩벡 씨가 처음 한국에 온 것은 지난 2006년이다. 당시는 유학생 신분으로 한양대에 입학해 경영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 진로를 고민하던 그는 사업을 해보기로 결심했고 지난해 김해에 음식점을 열었다. 김해에 살게 된 것도 이 때부터라고 한다.
 
"특별히 불편한 것은 없었어요. 우즈벡 사람들도 많이 오고 종종 한국 사람들도 오기 때문에 장사도 그냥 할 만 해요. 한국 사람들은 볶음밥을 즐겨 찾는데 식사하고 가는 길에 '맛있다'는 말을 건네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개업 초기보다 생활은 안정됐지만 타국에서 가게를 오픈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다. 시장조사를 하기도 힘들었고, 임대계약, 실내인테리어 등 신경을 써야 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외국인이었기에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어쩌면 당연한 것인데 그래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아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직접 부딪치며 극복하고 나니까 자신감도 생겼어요."
 우룩벡 씨는 이 음식점이 잘 되면 장기적으로 한국과 우즈벡을 오가면서 사업을 해볼 계획이다. 특히 한국의 비닐하우스와 치킨사업에 관심이 많다고.
 "우즈벡에서는 보기 힘든 것들입니다. 특히 한국의 닥크(치킨)사업은 참 대단해요. 튀기는 시간을 포함해 30~40분이면 배달까지 되니까 정말 빠르지 않습니까. 우즈벡에서 이 사업을 한다면 아마 잘 될 것 같아요."
 우룩벡 씨의 음식점에서는 우룩벡 씨를 포함해 3명의 우즈벡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또 같은 우즈벡 출신의 아내와 함께 살고 있어 외로울 틈은 없다고. 다만 우즈벡에 두고온 아들은 늘 그리운 대상이다.
 "두살된 아들이 하나 있는데 우즈벡에 계시는 어머니가 키워주십니다. 마침 부모님께서는 오는 9월 한국에 오실 예정인데 한국에 오시면 서울, 경주, 부산, 김해, 제주도를 여행시켜 드릴 겁니다. 효도를 해야 하니까요."
 한국에 살면서 그가 가장 부러워 하는 것은 한국의 역사이다. 역사적으로 여러 힘든 순간이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경제적으로 성장한 것은 참 대단한 일이라는 것이 우룩벡 씨의 생각이다.
 우룩벡 씨는 "우즈벡도 한국처럼 발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한국과 우즈벡을 오가면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 지금의 목표다. 요리도 더 맛있게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러 나라를 여행해 봤지만 한국은 치안이 잘 돼 있는 것 같다"며 "밤에도 바깥을 걸어다닐 수 있고 야경을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