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조선산업이 번성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 물류의 상당량이 해운을 통해 이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1843년을 주목해야 하는데, 영국의 엔지니어 부르넬(Isanbard Kingdom Brunel·1806~1859)은 세계 최초로 프로펠러 추진의 대규모 철선(鐵船)을 만들어 대서양(뉴욕~리버풀)을 항해했다. 이것은 해운을 통한 대량물품 운반의 시작이었다.
 
배를 이용한 물류이동이 늘면서 조선산업은 세계 경제의 바로미터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1750년부터 1950년대까지 7억5천만 명은 산업화된 국가에서, 나머지 40억 명은 그보다 뒤처진 나라에서 사는 '분리의 시대'였다. 2차 대전 이후, 일본과 한국 등 신흥국들은 교역국 역할을 하며 연 평균 7% 이상의 고성장을 달성했고, 소득과 생산력은 10년을 주기로 두 배 가량 늘어났다. 해운을 통한 교역이 성장동력이 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변화하고 있다. 그리스 등 유럽경제의 불안과 맞물려 국내 조선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세계 경제 침체로 물동량이 줄고, 중국 등 새로운 경쟁자들이 나타나면서 국내 조선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조선사들이 위기를 맞으면서 김해지역 조선협력업체들 역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나마 희망을 갖는 것은 수주량이 저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조선수주 사이클을 보면 3~4년 간격으로 고점과 저점을 찍었다. 국내 조선업의 경우 2009년 저점을 지나 곧 상승세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빅3 조선업체도 해운업계의 침체에 따라 상선 위주의 수주전략에서 탈피해 해양플랜트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문제는 김해지역 조선협력업체들이다. 이들 역시 변화에 부응하지 않는다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탈 조선과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지식과 기술의 축적이 시급하다. 시련과 실패는 일상에서 흔한 것이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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