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 = 김정은 kimjjung@gimhaenews.co.kr

김해~부산경전철 주변에 대한 도시개발사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함에 따라 '역세권의 미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경전철 주변 도시개발사업이 완료되면 유동 인구가 늘어나 역세권이 활기를 띨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있는 반면, 높아진 지가와 예상 외의 유입 인구 저조 등으로 인해 활성화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상업시설·준주거지 모습 드러나면 유동인구 늘고 신도심 위용 예상
맞은편 GB 개발 정책 필요 여론엔 시 "현재로선 논의 사항 아니다"
대도시 근접해 대형상권 비관론도


■ '경전철 역세권' 어떻게 바뀌나
가장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는 곳은 도시개발사업이 한창인 경전철 '봉황역~인제대역' 구간이다. 남해고속도로와 국도14호선이 남북으로 인접한 이곳에는 현재 3개의 도시개발사업(삼어지구 도시개발사업, 부원지구 도시개발사업, 부봉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삼어지구와 부봉지구는 준주거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원투룸 등 5층 미만의 주거시설들이 대거 들어설 예정이며, 저층을 중심으로 상점들이 입주할 공산이 크다. 세탁소, 음식점, 슈퍼, 호프집 등 다양한 업종의 상점이 입주할 수 있지만, 준주거지라는 특성상 등 유흥시설은 입주할 수 없다.
 
삼어지구에서 눈길을 끄는 지역은 대형마트가 들어서는 동김해 나들목(IC) 좌측 부분이다. 이곳에는 메가마트가 들어설 예정으로, 공사가 완료단계에 있으며 6~7월 오픈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봉지구에도 대규모 유통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시장부지가 마련돼 있는데, 어떤 시설이 들어설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부원지구는 상업지역으로 23층 높이의 주상복합아파트 4개 동과 김해 최초의 5성급 특급호텔, 상업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대우건설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분양을 거의 마친 상태로, 현재 터파기 등 기초공사가 한창이다. 특급호텔 역시 터파기 공사가 진행 중이다. 부원지구 내에 들어설 상업시설 역시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롯데마트와 해외 명품관 등이 들어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개발사업지구는 아니지만 대규모 개발이 추진되고 있거나 기대되는 곳도 있다. 먼저 봉황역 주변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부지에는 첨단 시외버스터미널과 함께 이마트가 입점할 예정이다. 사업 주체는 신세계 이마트다. 외동전통시장 상인들과의 상생협약이 무난히 마무리되면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다.
 
이밖에도 삼어지구와 부원지구 사이의 사유지에 대한 개발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동아대병원 부지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사업 전망은 불투명한 실정이다.

■ 역세권 개발이 중요한 이유
이 지역은 '김해의 관문'이나 다름없다. 남해고속도로 진출입 IC가 위치해 있고, 경전철과 국도 14호선이 지나는 곳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초라한 관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내외신도시나 삼계신도시에 비해 낙후된 이미지가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시개발이 완료되면 명실상부한 '김해의 관문'으로서 제대로 위용을 자랑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역세권 개발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경전철 적자 문제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해경전철의 경우 이용률이 예상보다 턱없이 낮아 한해 700억 원에 달하는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MRG)에 따른 분담금을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역세권 개발이 차질없이 진행돼 유동 인구가 늘어나면, 경전철 적자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역세권 활성화 가능할까
그렇다고 해서 장밋빛 전망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도시개발사업이 완료되고 유동인구가 늘어나면 지금보다는 역세권이 붐비기야 하겠지만, 현재의 개발 호재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먼저 대형상권 형성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있다. 부산과 창원이라는 거대 상권이 인접해 있는 지리적 특성상 역세권 주변에 대형상권이 형성되기가 쉽지 않고, 이에 따라 타 지역의 인구가 유입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봉황동 우주공인중개사무소 공오영 소장은 "김해 역세권은 부산과 창원이라는 거대 상권으로 인해 샌드위치가 돼 있고, 기대를 모았던 대저역 주변 신도시 조성이 사실상 무산돼 외부 인구 유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면서 "경전철 주변 역세권이 활성화되려면 준주거지역을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 하는 등의 대책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두희 공인중개사는 "도시개발사업이 완료되더라도 어느정도 준주거지가 형성되려면 10년 정도는 시간이 흘러야 할 것"이라면서 "역세권 일대의 경우 개발비용을 포함한 3.3㎡당 토지 가격이 400만~600만 원에 달하는 상황이어서 투자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 역세권의 변수
역세권 활성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른바 '변수'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첫번째 변수는 남해고속도로 이남 지역 그린벨트(GB)의 해제 여부이다. 김해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이 지역의 GB 해제가 장기적으로 추진되거나 가능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공업시설이 밀집한 안동공단 역시 장기적으로는 주거지역 또는 상업지역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추진되고 있는 도시개발사업만으로는 역세권 활성화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라며 "김해의 경우 인구가 50만 명이 넘으면서 도시기본계획 수립 권한이 시로 넘어온 만큼 GB지역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해시 강삼성 도시계획담당은 "(역세권 활성화를 위해) GB 등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바람에 지나지 않는다. GB가 해제되려면 부산광역시 도시기본계획 등에 반영돼야 하는데 반영된 적이 없어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면서 "(현재 추진되고 있는) 도시개발사업 지구의 용도변경 및 고도완화 문제 역시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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