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춤을 추면/바람이 불고/나무가 잠잠하면/바람도 자오.'
 
윤동주의 시 <나무>의 전문이다. 짧은 시이지만 던지는 메시지는 크다. '여름엔 거리의 나무가 춤을 추어 바람을 일으켜 시원하게 하고 겨울엔 나무가 가만히 서 있어 바람이 잠을 자 따뜻하게 한다'정도로 해석해 본다.
 
봄인데도 불구하고 여름 날씨를 보인다. 여름이 되면 일기예보는 무슨 큰 자랑거리라도 되는 듯이 '어느 지역 온도가 역사 이래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한다. 예전엔 분지인 대구가 자주 언급되었지만, 최근에는 대구보다 김해 지역이 등장해 마음이 불편하다.
 
대구는 더워서 살기 싫은 도시의 오명을 벗기 위해 지난 1996년부터 '푸른 대구 가꾸기 사업'을 시행했다. 그 결과, 여름철 평균온도가 떨어져 이제는 오명을 벗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김해는 그렇지 못하다. 난개발로 숲이 우거진 산을 무분별하게 허물고 도로를 정비한답시고 있던 나무조차 베어내었다.
 
얼마 전 <김해뉴스>에서 '가락로 콘크리트 사막(김해뉴스 4월 25일자 1·3면 보도)'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나는 공감했다. 가락로 주변에 법질서와 행정이 없는 것도 큰 문제이지만, 가로수가 없는 길은 상상만 해도 삭막해 정서적인 면에서도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십년지계막여수목(十年之計莫如樹木·십 년 계획은 나무를 심는 것만 한 것이 없다)'이라고 했다. 나무 한 그루가 모여서 숲이 된다. 가락로에 새로운 교통정책을 세우고 더 늦기 전에 나무 한 그루라도 심자. 가락로를 넘어 김해 전체가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에서 제일 시원한, 아니 전 세계에서 제일 시원한 숲의 도시가 되길 바란다면 나만의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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