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상민씨가 공중파 방송에 출연해 부인폭행과 이혼과정을 설명하면서 자신이 '격분 증후군'이라는 병을 앓았으며 그로 인한 정신과적 치료를 받았음을 털어놓았다. '격분 증후군', '간헐성 폭발성장애', '분노발작', '화병' 등 이런 일련의 병들은 해결되지 않은 분노가 그 원인이 되는 대표적인 질환들이다.
 
참으려고 해도, 삭히려고 해도 없어지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괴롭히는 감정에는 대표적으로 두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는 성욕이고, 또 하나는 분노이다. 정신분석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이 두 가지의 감정을 인간의 핵심적인 무의식으로 보았다. 평소엔 전혀 그렇지 않던 사람들이 술을 과하게 마신 후에 자아의 통제력을 잃게 되면 성적 성향이 강하게 표출되거나 공격적으로 변하는 것 역시 이러한 연유이다. 화가 나는 일이 생길 때, 자신이 위협 받을 때, 주위에서는 '니가 참아라!'하고 조언을 해주지만, 그렇게 참은 분노들이 쌓이게 되면 사라지지 않고 내 마음 속 깊이 남아 있다가 엉뚱한 곳에서 폭발하게 된다. 또한 이런 성향들이 빈번하게 표출되는 곳이 바로 가정이다. 가정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직장이나 사회보다는 현실적인 눈치를 덜 봐도 되고, 쉽게 용인되고, 법적인 부담도 덜하기 때문에 쌓여 있던 분노들이 가정에서 일어나는 별 것 아닌 자극에도 쉽게 폭탄 터지듯 터져 버리는 것이다. 또는 자기 앞에 끼어드는, 일면식 없고 다시 볼 일 없는 자동차 운전자에게, 별 대수롭지도 않은 사회적인 이슈나 정치판에 쌓아 왔던 분노를 쏟아낸다. 그것도 과하게….
 
이러한 방식은 분노의 건강한 해결 방식이 아니다. 그렇다면 분노를 효과적으로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은 있는 걸까? 아니면 참아내고 감내할 수 없는 걸까? 흔히 하는 조언처럼 분노를 참아내는 것으로 해결하는 것은 가능하다. 고도로 수련한 성직자 같은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리고 참아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정확한 감정의 상태도 알아야 된다. 화가 났을 때 화가 났다는 것을 알아야 되고, 또한 내가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된다. 그럴 때에야 비로소 분노를 참는 게 가능해지고, 그것은 매우 좋은 분노의 해결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이것은 범인들한테는 그리 쉬운 작업이 아니다.
 
그렇다면 다른 대안은 없는 걸까? 첫째로 평소에 참고 넘어가기 보다는 세련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자기 주장을 할 것을 권한다. 이는 분노가 생기기 전에 미연에 예방하는 것으로,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고 친밀한 사람으로부터의 세세한 피드백도 필요하다. 두 번째로는 자신의 삶에 대한 야심과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도전해 볼 것을 권한다. 그러한 정렬적인 삶의 과정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많은 분노가 해결되곤 한다. 셋째로 운동을 할 것을 권한다. 운동 자체가 분노의 해결에 도움을 주는데 그 중에서도 축구, 테니스, 배드민턴 등 상대방과 경쟁을 하는 운동은 특히 분노의 해결에 큰 도움을 준다.
 
사람들이 세상을 살면서 분노 없이 살 수는 없다. 그러나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나의 분노는 가족, 이웃, 사회 모두를 멍들게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나 자신을 위해서, 내가 몸담고 있는 가족과 세상을 위해서 분노를 올바르게 다스려 가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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