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후 줄곧 서울에서 생활하다가 지난달에 김해로 귀향했다. 대도시 건물들의 기백과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활기나 세련됨도 좋았지만 김해로 돌아온 요즘, 나의 일상이 풍요로워짐을 느끼고 있다.
 
매일 경전철을 타고 출근을 한다. 경전철에서 내려다보는 김해의 탁 트인 하늘과 드넓게 펼쳐진 논과 밭의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매일 보는 풍경이지만, 맑은 날은 맑은 날대로 흐린 날은 흐린 날대로 느낌이 다르다. 초록이 가득한 논은 숲을 보는듯한 상쾌함, 물이 가득한 논은 바다에 온 듯 청량함마저 느껴진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새로워지는 풍경이라 출퇴근길이 하루 중 가장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자전거도로와 가로수가 어우러져 있어, 운동을 싫어하는 필자이지만 음악을 들으면서 자전거를 타는 게 취미생활이 되었다. 봄 거리의 벚꽃들과 여름의 초록잎들은 시간을 내어 유원지를 찾아가는 수고를 덜어준다.
 
외국인과 타지 친구들이 놀러 오면 수로왕릉과 박물관, 연지공원에 데리고 간다. 친구들은 도심 속의 왕릉을 보며 신기해한다. 박물관에서는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가 많아 일본 친구에게 제기차기와 널뛰기, 전통 줄넘기 등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연지공원은 산책하고 이야기 나누기에도 좋아 어떤 까페보다 즐겨 찾는 장소 중 하나이다.
 
김해에 살 때에는 이 모든 것들이 평범한 일상 중 하나였다. 특별할 것 없는 하루하루 속에서 그저 높은 곳만을 바라보며 무언가에 열심히 매달렸기에 당시에는 이 아름다운 것들을 맘껏 누리지 못하고 놓쳐왔던 것 같다
 
지금의 나는 친구들 사이에서 김해 홍보대사가 되었다. 부디 많은 사람들이 김해의 아름다움을 알고, 과거의 나처럼 이 보물들을 그냥 지나치는 일 없이 충분히 만끽하고 소중히 여겨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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