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신소장품 2017-2020 : 이어진 세계들’에서 만날 수 있는 손장섭 작가의 ‘나의 탑’과 자연을 주제로 한 1전시실의 모습. 김미동 기자
전시 '신소장품 2017-2020 : 이어진 세계들’에서 만날 수 있는 손장섭 작가의 ‘나의 탑’과 자연을 주제로 한 1전시실의 모습. 김미동 기자

 

지난 1일, 경남도립미술관이 4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소장품전이 막을 올렸다. 미술관은 이번 '신소장품 2017-2020 : 이어진 세계들' 전시를 통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집한 79점의 작품 중 60여 점의 회화·설치·영상 등의 소장품을 선보인다.
 
미술관이 펼치는 신(新)소장품전은 미술관의 소장품 수집 정책과 방향,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또한 미술관의 소장품 수집·연구 결과를 드러냄으로써 근간을 다지는 기능을 해왔다.
 
'신소장품 2017-2020 : 이어진 세계들'에는 1951년부터 2019년까지 약 60여 년에 걸쳐 제작된 작품들이 전시됐다. 김해, 창원, 거제 등 지역 작가 28명을 포함한 50여 명의 작가들이 고스란히 남긴 시대정신을 만날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박현희 학예연구사는 "예술가들의 눈을 잠시 빌려 여러 세계를 바라보고 그 연계성을 통해 삶을 차분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 1~3전시실에서 각기 다른 주제로 펼쳐진다. 각양각색의 소장품들을 현대미술의 문맥 속에서 읽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미술관은 60여 점의 작품을 각 주제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관람객에게 이들이 유기적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환기시킨다.
 
1전시실의 주제는 예술가들에게 늘 끊임없는 영감이 원천이 되어온 '자연'이다. 이곳에선 문신, 강복근, 김근재 작가 등이 자연을 바라보고 사색한 시선을 확인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정재일 작곡가와 장민승 비디오 작가가 협업한 작품 '상림'이 눈에 띈다. 상림이란 경남 함양에 위치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숲으로, 두 작가는 이곳의 풍경이 전해주는 생명의 기운 등을 영상과 음악으로 표현해냈다. 약 50분의 시간동안 5개의 테마로 구성된 숲의 모습이 펼쳐진다.
 
2전시실에서는 '인간'을 주제로, 한 개인의 내밀한 생각과 일상 등을 표현하거나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직접적으로 인간의 모습을 드러내거나 다양한 사물과 도구를 통해 깊은 사유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전시장 벽면 한 곳을 가득 채운 정호 작가의 작품은 자신의 손을 35개의 캔버스로 옮겨 담은 것이다. 양손이 마치 자연 같기도, 풍경 같기도 한 모습이다. 이밖에도 이건용 작가의 전위적인 작품과 풍부한 색감을 가진 이림 작가의 작품 역시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마지막 3전시실과 특별전시실은 사회·역사 전반의 주제로 펼쳐진다. 작가들은 늘 사회 내 집단 또는 구성원 간의 간극에 예민하게 반응해왔으며, 자신 역시 사회의 일원으로서 시대정신과 사회상을 표현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제주 4·3사건의 깊은 슬픔을 오묘한 빛깔로 표현한 강요배 작가의 작품 '물비늘'과 작가 자신이 겪어온 개인·사회적 사건들을 파노라마처럼 그려낸 손장섭 작가의 작품 '나의 탑'이 눈에 띈다.
 
여러 시대와 주제를 연결하는 전시 '신소장품 2017-2020 : 이어진 세계들'은 오는 6월 6일까지 펼쳐진다.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사전예약제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김해뉴스 김미동 기자 md@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