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이 사람 - 김밥일번지 구윤희 대표


구윤희 대표가 김밥일번지 연지점에 앉아 기업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최인락 기자
구윤희 대표가 김밥일번지 연지점에 앉아 기업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최인락 기자


하루에 김밥 48줄만 팔겠다는 각오로 시장 모퉁이에서 장사를 시작한 상인이 있었다. 시장에서는 김밥을 쌀 여건이 안돼 미리 싸둔 김밥을 시장에서 썰어서 팔았다. 김밥 맛이 좋아서인지 어떤 날은 30분 만에 다 파는 일도 있었다. '싸고 맛 좋은 1000원 짜리 김밥'으로 소문나면서 단골이 생겼고 곧 가게도 차렸다. 1998년 김해 내동에 문을 연 김밥일번지는 가성비 높은 김밥으로 외식업계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김밥일번지는 창업 24년만에 1호점 김해 연지점을 비롯해 4개의 직영점과 50개의 가맹점을 둔 외식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회사는 현재 ㈜금환식품이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구윤희밥상으로 더 알려져 있다. 회사를 운영하는 구윤희(59) 대표는 어머니의 성함인 '금환'을 따서 만들었다고 회사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회사는 김밥일번지를 비롯해 2007년에는 추어탕 전문점 '안채', 2013년에는 된장찌개 전문점 '엄마뚝배기'등 자사브랜드를 론칭했다. 회사는 지역 외식업계의 한계를 딛고 지난해 기준 11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비결은 뭘까. 김밥일번지 개점 희망자들과 가맹점주들은 회사의 경쟁력을 '메뉴의 다양성'으로 선정했다. 현재 김밥일번지의 메뉴는 김밥류 14종을 포함해 총 59종. 메뉴가 다양한 만큼 고객의 선택 폭도 넓다. 그렇다고 해서 매장마다 들쭉날쭉 맛이 다르지 않다. 구 대표가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다. 
 
실제로 구 대표는 김해시 외동에 기본재료를 만드는 공장을 따로 두고, 판매 매장을 운영한다. 공장에서 동일한 레시피로 1차 조리를 한 뒤 매장에서 조리 과정만 거쳐 고객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는 매장이 다르다고 해서 맛도 달라지는 프렌차이즈 음식점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큰 몫을 한다. 또한 1차 조리된 기본 식재료를 이용하는 매장들은 주방 면적을 줄이고 홀을 보다 넓게 쓸 수 있어 고객에게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구윤희 대표는 "개인 매장으로 운영할 때부터 맛의 통일성이 없으면 당장 소비자들이 알아차린다"면서 "메뉴를 보다 빨리 레시피화한 덕분에 지금의 사업장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추억이 있는 맛, 어머니의 손맛이 있는 맛을 구현하기 위해 요즘도 요리 연구에 매진한다"고 말했다.
 
최근 구윤희 대표는 2050년 비전을 세웠다. 그가 판단한 핵심 가치 중 하나는 '맛과 멋'이다. 고객의 입만이 아닌 마음까지 사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내실없는 성장은 의미없는 몸집 불리기에 불과하다"며 "성장하려는 방향은 변하지 않는 원칙을 중심으로 나아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일에는 초심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어머니가 물려주신 그 맛을 최대한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구윤희 대표는 1982년 김해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02년 인제대학교 외식산업 최고경영자과정, 2004년 연세대학교 외식산업 고위자 과정, 2005년 영남대학교 프랜차이즈 과정 등을 수료했다. 2015년에는 ㈜금환식품을 설립하고, 현재는 한국외식산업 최고경영인 모임 '다담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김해뉴스 최인락 기자 irr@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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