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청도자관 개관 3주년 기획전 지난 15일 열려 다음달 말까지 계속
시·경남도 주요 기관장 등 글·그림·조각 직접 작업 작품으로 참여

"어, 이름이 낯익은 분들이 쓴 거네?"
 
김해지역 명사들의 글씨와 그림이 분청도자기와 만나 색다른 작품으로 탄생했다.
 
김해분청도자관에서는 개관 3주년 기념 기획전시회 '분청愛-명사와 분청도자기의 만남'을 지난 15일부터 7월 29일까지 열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특이하게도 김해시와 경상남도의 주요 기관장들이 직접 참여했다. 도예가들이 성형하고 초벌구이한 도자기에, 이름이 많이 알려진 지역의 인사들이 글씨나 그림 등을 직접 쓰거나 조각을 한 것이다.
 

▲ 지역 명사들의 솜씨가 들어있는 도자기. 김맹곤 시장, 박소희 작가, 하선영 시의원, 부산경남경마공원 윤재력 처장, 정구선 씨, 옥영숙 시의원의 작품(왼쪽부터). 사진/김병찬 기자 KBC@
김맹곤 김해시장은 '有慾則無剛 處事不可有心(유욕즉무강 처사불가유심)'이라는 글씨를 썼다. '유욕즉무강'은 '욕심이 생기게 되면 강직(剛直)이 없어진다'는 뜻으로 <근사록>(중국 송나라 때 신유학의 생활 및 학문 지침서)에 나오는 말이다. '처사불가유심'은 '일을 처리함에 있어 음모 따위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뜻인데, <송명신언행록>(주자가 송나라 명신들의 언행을 수록하여 교육 자료로 삼고자 한 책)에 있는 말이다.
 
민주통합당 민홍철 국회의원(김해 갑)은 서산대사의 한시에 나오는 '不須胡亂行(불순호난행)'을 썼다. 눈밭을 처음 걷는 자는 함부로 어지러이 걸어서는 안된다는 의미이다. 새누리당 김태호 국회의원(김해 을)은 '사람만이 희망입니다'라고 적었다.
 
민주통합당 김형수 시의원은 '사람사는 세상 김해'라고 썼고, 김해교육지원청 성기홍 교육장은 포도를 그렸다.
 
김맹곤 시장의 부인 정구선 씨는 도자기에 꽃을 그렸다. 분청도자관 장은애 실장은 "정구선 님은 오전 10시에 도자관에 와서 오후 4시가 넘도록 작품을 직접 완성했다. 이번 기획전시의 취지에 가장 걸맞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정구선 씨는 "분청도자기를 대내외에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될 거란 생각에 참가를 하게 됐다"면서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마음먹은대로 잘 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정 씨의 꽃그림 작품은 3점이다.
 
새누리당 하선영 시의원은 시 '엄마는 언덕이 되었단다'를 새긴 도자기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에는 김해여고 출신으로, 만화 '궁'으로 유명한 만화작가 박소희 씨의 작품도 들어 있다. 박 작가는 "사실 김해에 분청도자관이 있는 줄을 미처 몰랐다"며 흔쾌히 그림을 보내왔다. 그는 자신의 그림과 '개관 3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는 메시지를 함께 보내왔다. 박 작가의 작품은 그림을 도자기에 옮기는 전사지 작업을 거쳐 도자기에 담겼다.
 
분청도자관 측은 "당초 25명 내외의 명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 외로 호응이 높아 40여 명이 참여했다"면서 "도자기 제작에 참여한 명사들은 도예작업을 몸으로 직접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감상을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시기간 동안 토요일과 일요일에 생활자기 벼룩시장이 열린다. 김해의 도예가들이 만든 찻잔, 머그컵, 그릇 등 소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이다. 가격은 1천원부터. 문의/055-345-6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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