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몸이 펄펄 끓고 열도 잘 떨어지지 않아요. 밥도 잘 먹지 못하고, 축 처져 계속 누워 있기만 한데…. 왜 이런 거죠. 선생님?"
 
최근들어 영·유아들 사이에 수족구병이 유행하고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비상이 걸렸다. 소아과 외래에서는 아이를 안은 젊은 엄마들의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아이들이 입안의 통증을 호소하며 먹지를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어린 환자들을 대할 때마다 '저 여린 것이 고통이 얼마나 클까'하는 생각이 들어 부모 못지 않게 마음 한 구석이 아파온다.
 
올해는 더위가 일찍 찾아와 보통 7~8월에 유행하는 수족구병이 벌써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다. 수족구병은 손, 발, 입에 물집이 생긴다고 해서 수·족·구병(hand-foot-mouth disease)이라고 한다. 주로 봄이나 여름에 유행하는데, 가을 이후로도 지속되며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에 함께 발생하기도 한다.
 
수족구병의 원인균은 장바이러스인데 침이나 콧물, 대변 등을 통해 빠르게 전염된다. 소아에서 소아로 쉽게 전파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생후 6개월에서 5살 미만의 영·유아에서 주로 발생하며 전염성이 강해 놀이방이나 유치원 등 보육시설을 통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확산된다.
 
증상으로는 혀와 혀점막에 궤양이 생기고, 손과 발에 특정 수포성 발진이 나타난다. 4~6일의 짧은 잠복기 후에 38.5~40℃ 정도의 발열과 함께 4~8㎜ 크기의 수포성 발진이 나타난다. 수포는 대부분 1주일 이내에 흡수돼 사라지는데, 엉덩이에서도 종종 발진이 나타날 수 있다.
 
수족구병은 항바이러스제 등의 특별한 치료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며,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호전된다. 증상이 심한 급성기에는 입 안의 통증 때문에 음식이나 물을 섭취하지 못하게 돼 탈수, 심하면 쇼크나 탈진 현상이 올 수 있다. 따라서 아이가 아파하더라도 물을 조금씩 자주 먹여야 하며, 먹는 양이 심하게 줄어들 경우에는 병원에 입원을 하여 정맥으로 수액을 충분히 공급함으로써 탈수 현상을 예방해야 한다.
 
문제는 합병증인데, 미리 예측하기가 어렵다. 뇌염이나 뇌수막염 같은 치명적인 신경계 합병증이 오면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의 경우 위험한 상황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수족구병은 청결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엄마와 아기가 함께 외출했다 돌아온 후나 대변 후, 식사 전후 등에서 손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또 장난감이나 놀이기구 등을 깨끗이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발병한 아이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지 말고 집에서 휴식을 취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소아들로 병이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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