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새 경남 환자 3065명 증가
비만·스트레스·운동부족 등 탓
규칙적인 식습관, 당분 피해야



김해에 살고 있는 송진화(42·여·가명)씨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8살 아들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또래 친구들에 비해 비교적 왜소한 체격이던 아들이 최근 급격히 키가 크고 체중이 불어났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며 운동도 거의 하지 않고, 군것질을 많이한 탓이라고 생각한 송씨는 아들의 건강 상태가 걱정돼 결국 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검사 결과가 다소 충격적이었다. 아들이 소아 비만과 함께 '성조숙증' 진단을 받아서다. 
 
송 씨 아들과 같이 어린 나이인데도 성조숙증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여서 성장기 자녀를 둔 부모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경남의 성조숙증 환자는 8122명이었다. 2016년 5057명에서 4년 만에 3065명(37.8%) 늘었다. 전국 단위로 살펴봐도 지난해 성조숙증 환자 수는 13만6334명으로, 2016년 8만6352명에서 4년 만에 4만9982명(36.7%) 늘었다.
 
성조숙증이란 2차 성징이 또래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빠른 경우를 말한다.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한 소아 비만, 환경 호르몬 노출 증가, 운동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 실내 생활이 늘면서 아이들의 운동 부족과 비만 문제가 떠오르며 성조숙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성조숙증을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키 성장이 빨리 멈춰 또래 아이들에 비해 키가 작아질 수 있다. 특히 여자 아이는 생리통이 심해지고 생리불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증상이 나타나면 빠른 시일 내에 병원 치료를 받아 봐야 한다.
 
남자 아이는 9세 이전에 고환 부피가 4㎖ 이상으로 커지고 음모가 자라며, 키 크는 속도가 빨라지고 여드름이 나타나는 것이 성조숙증의 대표 증상이다. 이외에도 몽정을 한다거나 목젖이 나오기 시작하면 성조숙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여자 아이는 8세 이전에 유방에 멍울이 잡히면서 남자 아이와 마찬가지로 음모가 자라며, 키 크는 속도가 빨라지고 여드름이 생기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냉 같은 질 분비물이 나오거나, 가슴이 살짝만 부딪혀도 아픈 경우 성조숙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성조숙증의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 이를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특정 원인 질환이 없는 경우 성조숙증을 앓더라도 모든 아이들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성인이 됐을 경우 키가 작을 것으로 예상되거나 심리적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에 치료한다.
 
성조숙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식사는 규칙적으로 하되, 저녁 식사는 오후 7시 전에 마치는 것이 좋다. 또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잠드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운동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스트레칭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것도 성장판을 자극해 키 성장을 촉진시킨다.
 
비만인 아이의 경우 육류는 지방이 적은 살코기 위주로 먹고,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과 초콜릿, 탄산음료 등 당분이 많은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김해뉴스 원소정 기자 wsj@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