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개관을 앞둔 김해한글박물관 전경. 한글학자 이윤재·허웅 선생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시 콘텐츠가 마련돼 있다.
오는 7월 개관을 앞둔 김해한글박물관 전경. 한글학자 이윤재·허웅 선생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시 콘텐츠가 마련돼 있다.


외동 나비공원 인근서 7월 개관
표준조선말사전·문예독본 전시 
국어시험·글쓰기 등 체험 가능

독립운동 역사·한글 백일장 등
기획전시·영상콘텐츠 지속 운영
근현대박물관으로 발돋움 목표
다문화가정 한글교육프로그램도



김해한글박물관은 김해가 배출한 근현대 국어학계의 두 거목 이윤재·허웅 선생을 중심으로 한글 문화유산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박물관이다. 김해시가 2017년부터 추진해 온 '박물관 도시, 김해' 프로젝트의 12번째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곳에선 일제강점기 한글과 교육을 통한 저항의 역사를 보여줄 수 있는 상설전시와 다양한 체험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오는 7월 개관을 앞둔 김해한글박물관을 <김해뉴스>가 먼저 찾아봤다.
 
 
◇허웅 육필원고·표준조선말사전 등 풍성한 한글 전시 콘텐츠 = 박물관은 김해시 외동 나비공원 인근에 지하1층~지상2층 연면적 약 600㎡의 아담한 크기로 조성됐다. 1층은 명예의 전당과 기획전시실로, 2층은 제1~2전시실과 영상자료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명예의 전당은 기증자들을 위한 공간이다. 현재까지 허웅 선생의 장남 울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 허황 원장, ㈜홍기종합건설 황동렬 대표, 김해중부경찰서 김상구 전(前) 서장 등 3인이 소개된다.
 
제1~2전시실은 각각 다른 테마로 꾸며진다. 먼저 제1전시실은 두 선생의 서적, 유품 등 자료 중심의 전시로 구성된다. 전시품에는 대표적으로 이윤재 선생이 집필한 '표준 조선말 사전'과 '문예독본', 그리고 허웅 선생의 유품 등이 있다.
 
이중 '표준조선말사전'은 일상생활 속 우리말·한자어·외래어 및 사투리·전문 용어를 골라 뜻을 풀이한 국어사전이다. 1957년 '큰사전'이 출간되기 전까지 현대의 규범사전 역할을 했으며 옛말을 싣지 않고 현재 쓰이는 우리말 위주로 기록했다. 이 선생의 사위인 국어학자 김병제가 선생의 작고 이후 남은 원고를 편집해 펴낸 것으로, 그 연유와 사연이 책 머리말에 적혀 있다.
 
허웅 선생 관련 유품은 유족들이 상당수를 기증한 것이며, 한글학회에서도 유품을 제공했다. 그 덕에 그의 삶의 궤적을 따라갈 수 있는 다양한 전시품이 마련됐다. 그의 육필원고뿐 아니라 허 선생이 생전 사용하던 만년필, 의복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제2전시실은 실감콘텐츠를 적용한 체험형 전시로 채워진다. 옛 교실을 재현해 80년대 이전 책걸상, 칠판 등을 갖췄으며 이윤재·허웅 선생의 집필 공간을 함께 마련했다. 옛 교실에서는 연도별 국어시험 문제지를 풀이 후 채점을 통해 실제 성적표를 받을 수 있다. 선생들의 집필 공간에선 두 거목의 생전 영상을 보며 글쓰기를 체험할 수 있다.
 

◇한글 특화 근현대박물관으로 발돋움 = 시는 '보는 전시' 중심의 박물관에서 더 나아가고자 김해한글박물관의 다양한 전시·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또한 '이윤재·허웅 선생 기념관'에서 멈추지 않고 한글 문화유산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근현대박물관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할 방침이다.
 
먼저 시 문화예술과는 개관과 함께 독립운동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다룬 기획전시를 펼칠 계획이다. 또한 8·15 광복절을 맞아 '여성독립운동 한글 백일장'이 기획전시와 더불어 진행된다. 시는 향후 시의성에 맞는 한글 관련 기획전시를 다채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밖에도 2층 영상실 전체를 영상체험실로 꾸며 폭넓은 한글 문화유산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영상실은 지속적으로 다양한 영상콘텐츠로 채워질 전망이다.
 
아울러 시는 한글 특성화 박물관인 만큼 지역 내 다문화 가정에 한글·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해한글박물관 관장을 겸임하고 있는 시 문화예술과 김차영 과장은 "시민 누구나 언제든 쉬어갈 수 있는 박물관으로서 가족 관람객, 어린이 관람객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며 "김해한글박물관의 강점은 '한글'이라는 문화유산이 가지는 가치와 자부심이다. 그 가치에 누가 되지 않도록 개관을 준비하는 것이 숙제이자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의 정체성인 한글과 한국의 문화를 다루고 나아가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해뉴스 김미동 기자 md@gimhaenews.co.kr



일제강점기 때 사전 편찬하고 한글 교육 매진
 

한뫼 이윤재(1888~1943·사진) 선생은 1888년 김해시 대성동에서 태어난 한글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이다. 이 선생은 조선어를 가르치며 민족교육 계몽운동에 동참하고 3·1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등 독립운동을 이어왔다. 조선어연구회 일원으로 조선어 사전 편찬 활동에 힘썼으며, 민족주의 역사학자로서 한국사 관련 글을 집필했다. 사전 편찬 과정에서 일제에 체포돼 가혹한 고문을 받은 이 선생은 1943년 광복 전 55세의 나이로 옥사했다.
 


 

눈뫼 허웅(1918~2004·사진) 선생은 일제강점기 시절 김해 동상동에서 출생해 부산대·성균관대·연세대·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며 평생을 한글교육에 매진해 온 인물이다. 독학으로 15세기 국어를 연구하기 시작해 8·15 광복과 동시에 한글강습소를 열어 우리말을 보급하기 시작했다. 그의 대표 저서로는 '국어음운론'·'언어학개론'·'우리옛말본' 등이 있으며 한글학회 회장·이사장을 역임했다.

김해뉴스 김미동 기자 md@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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