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보다 수박 가격 싸졌어요." 외동전통시장 입구에 위치한 신용청과 오순남 대표가 과일 가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휘발유 ℓ당 한달새 67원 인하 등
석유제품 판매가 추가하락 예상
소비자들 "그래도 부담되는 가격"

기름값과 일부 농수산물 가격이 하락하는 등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물가와 관련해서는 변수가 많다며 섣부른 예측을 자제하고 있다.
 
물가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석유제품 가격이다. 27일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김해시를 포함한 경남지역의 휘발유 가격은 최근 한 달 사이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 달 전인 지난달 26일 2천4.24원이던 ℓ당 휘발유 가격은 6월 8일 1천978.98원으로 떨어진 데 이어, 6월 16일 1천960.36원, 6월 25일 1천937.62원으로 하락했다. 한 달여 만에 휘발유 가격이 67원 떨어진 것이다.
 
경유 가격도 한 달째 하락하고 있다. ℓ당 경유 가격은 5월 26일 1천810.91원이었지만, 하락을 거듭하며 6월 25일에는 1천747.55원까지 73원 가량 낮아졌다.
 
LPG 가격은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기준 LPG 가격은 1천147.6원으로 한 달 전의 1천175.15원보다 17원 하락했지만, 휘발유나 경유와 달리 하락폭이 주춤한 상태이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 관계자는 "최근 스페인의 재정위기 확산 우려, 미국의 석유재고 증가 등의 영향으로 국제 휘발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국제유가의 하향세가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국내 정유사 및 주유소의 석유제품 판매가격은 추가적인 하락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물가폭등에 대한 불안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내외동에 사는 김석삼(31) 씨는 한 달여 전부터 자가용 승용차 이용을 줄이고 있다. 기름값 때문이다. 김 씨는 "최근 휘발유 값이 ℓ당 1천860원까지 내려가긴 했지만 그래도 부담되는 가격이다. 기름값이 부담돼 가까운 곳은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다니고, 먼 곳에 갈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노력한다. 다소 불편하기는 해도 기름값 절약에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동상동에 위치한 한 주유소는 최근 두 달 사이 판매량이 20%나 줄었다. 해당 주유소 관계자는 "경쟁 구도가 크게 바뀌지 않았고 기름값도 떨어지고 있지만 판매량은 오히려 줄고 있다"며 "기름을 공급하는 정유사 관계자들도 판매량 급감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경기 불황의 신호는 아닌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가뭄 탓 채소류 가격은 급등 양상
유통업계 "장사가 제대로 안된다"
경기불황 신호? … 우려 확산

실제로 남부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강우량이 적어 채소류의 작황이 부진하는 등 물가 불안 요인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국적인 가뭄으로 김해지역에서 판매되는 채소류의 가격은 급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농협김해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에 따르면 오이를 제외한 다른 채소류의 가격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4%까지 올랐다. 예를 들어 양파 1.5㎏ 한 망의 가격은 지난해 1천480원에서 올해 3천250원으로 배 이상 올랐으며, 배추 한 포기의 가격도 지난해 1천450원에서 올해 1천900원으로 450원(23.7%)이나 뛰었다. 무와 감자 역시 작황부진과 생산면적 감소로 가각 20%와 35.7% 가격이 올랐다. 삼겹살 100g의 가격도 사육 두수 감소로 인해 지난해보다 520원(21.7%)이 오른 2천400원을 기록했으며, 1.1㎏ 이하의 생닭 가격도 지난해보다 600원(9.2%) 오른 6천500원을 나타냈다.
 
반면, 과일류와 수산류는 지난해 대비 가격이 하락했다. 수박은 출하량 증가로 전년대비 25.2%가 하락했으며, 토마토의 가격도 7.1% 낮아졌다. 수산물 중에서는 고등어의 낙폭이 컸다. 고등어 두 마리의 가격은 지난해 4천880원이었지만, 올해에는 절반 가격인 2천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생오징어는 일시적 어획량의 증가로 인해 600원이 내린 2천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소비 형태가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물가는 하락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지갑을 잘 열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해지역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소비감소를 우려해 보다 싼 제품을 구비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며 "그래도 판매량이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농협김해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권범준 과장은 "올해의 경우 일기가 불순하고 해양환경 변화가 어획량에 큰 영향을 주고 있어 물가 예측이 어느 때보다 힘들다. 강우량이 적었던 관계로 채소류의 가격은 오를 게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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