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팀 쥬얼스 소속 손다온 피겨스케이팅 선수와 김지원 헤드코치가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다.  김미동 기자
(사진 왼쪽부터) 팀 쥬얼스 소속 손다온 피겨스케이팅 선수와 김지원 헤드코치가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다. 김미동 기자

 

초 1때 백화점 특강서 처음 접해
전국 대회, 부산·경남 첫 동메달
성장 빠르고 꾸준한 노력도 한몫



"쇼트프로그램에선 실수가 있어 아쉬웠는데 프리스케이팅에선 실수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면서 자신감이 붙었어요. 대회가 끝날 때까지 무척 긴장됐지만, 전국 대회에선 첫 수상인 만큼 뜻 깊어요. 수상 후 집으로 돌아가니 가족들이 모두 수고했다면서 함께 기뻐해줬어요."
 
팀 쥬얼스(Team Jewels) 소속 손다온(14) 선수가 지난달 13~16일 진행된 제63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부산·경남 여자피겨스케이팅 최초로 동메달을 수상했다. 손 선수는 이번 수상의 기억을 떠올리며 "대회를 마치고 휴게소에서 먹은 소떡소떡이 기억에 남는다. 평소에 체중관리로 쉽게 먹지 못하는 음식이었기 때문"이라며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앳된 외모의 손 선수지만 빙상장 위에 오르는 순간 그의 몸짓 하나, 손짓 하나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아우라가 느껴졌다.
 
손 선수가 처음 피겨스케이팅을 접한 것은 초등학교 1학년 때로, 여름방학을 맞아 진행된 백화점 특강에서였다. 약 6년이라는 시간을 피겨스케이팅과 함께 살아온 셈이다. 당시 피겨스케이팅에 흥미를 느끼던 손 선수의 재능을 알아본 것은 바로 팀 쥬얼스의 헤드코치인 김지원 코치였다.
 
김 코치는 "손 선수는 또래 아이들에게서 보기 어려운 운동신경과 집중력, 그리고 끈기가 보이는 아이였다. 선수 개인이 느끼는 성취감도 크고, 열정도 남다른 편"이라며 "특히 어머님이 선수에게 갖는 관심과 애정이 손 선수가 나아가는데 큰 역할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코치는 "손 선수의 성장세 역시 빨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손 선수의 끈기와 열정은 무엇보다 트리플 점프, 더블악셀 등 고난이도 기술을 익히는 과정 속 정체기에서 빛을 발했다. 손 선수는 매일, 차분히, 꾸준한 노력으로 훈련을 이어갔고 결국 스스로 슬럼프를 견뎌 이겨냈다.
 

팀쥬얼스 김태현 기술코치와 손 선수가 하네스 훈련
팀쥬얼스 김태현 기술코치와 손 선수가 하네스 훈련 중인 모습. 김미동 기자

 

손 선수의 기술 훈련을 맡아온 팀 쥬얼스의 역할도 컸다. 하네스 훈련에 맞춰 손 선수는 수없이 많은 점프에 도전했다. 하네스 훈련이란 선수의 상체에 고정시킨 장비를 코치가 들어 올려 점프기술을 원활하게 하는 훈련의 일종이다. 손 선수는 "기술을 익힐 땐 마음대로 되지 않아 답답했지만, 결국 성공해 무척 기뻤다"며 "콤비네이션 점프와 같은 다음 동작을 얼른 익히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에 사는 손 선수가 훈련장으로 김해시민스포츠센터를 선택한 데에도 김 코치의 영향이 컸다. 지난 2017년 김 코치가 김해시민스포츠센터 소속 '팀 쥬얼스' 창단멤버로 합류하면서 손 선수 역시 함께 옮기게 된 것. 김 코치는 "김해시민스포츠센터 빙상장은 선수들 훈련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때문에 부산에서도 훈련을 위해 이곳을 찾는 선수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코치와 손 선수가 오랜 시간 쌓아와 안정화된 훈련법은 곧 선수의 성적으로 이어졌다. 그만큼 손 선수가 갖는 김 코치와의 유대감은 남다르다. 피겨스케이팅 선수로서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 손 선수는 망설임 없이 "김지원 코치님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9살 무렵 김 코치를 만난 이후 약 5년.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손 선수는 "단 한 번도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매일 이어지는 인터벌 훈련(체력을 만들기 위해 고강도 운동과 가벼운 회복 동작을 번갈아 하는 훈련 방법)과 근력 운동으로 지칠 때에도, 체중 관리를 위해 먹고 싶은 음식들을 포기해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손 선수를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은 그가 가진 목표에 있다. 바로 '부산·경남 최초 피겨스케이팅 청소년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다. 김 코치 역시 "손 선수가 올해 처음으로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하게 됐다. 이전까지는 선수 개인의 역량을 훌륭히 다져온 시간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선수 생활을 위한 출발선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 선수는 향후 행보에 대해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할 테니 더 많은 사람이 지켜봐주면 좋겠다"고 웃어보였다.
 
김해뉴스 김미동 기자 md@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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