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 이어 2대째 사진관을 운영 중인 손경륜 씨.  최인락 기자
아버지에 이어 2대째 사진관을 운영 중인 손경륜 씨. 최인락 기자

 

 1972년 개업 후 2대째 운영
 김해시 '한우물가게' 선정돼
'성실함'이 자리 지켜온 비결



김해시는 2019년 지역 내 한우물가게 25곳을 선정했다. 한우물가게는 30년 이상 같은 자리에서 대를 물려 운영하고 있는 가게를 말한다. 김해 부원동에 위치한 보림사진관도 그 중 하나다. 보림사진관은 김해지역 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진관이기도 하다. 
 
이 사진관은 1972년 개업해 현재까지 쉼 없이 달려오고 있다. 1대 아버지 손부부(77) 씨에 이어 손경륜(45) 씨가 2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아들 손 씨는 어려서부터 어깨너머로 아버지의 일을 보며 가게 운영을 돕다 자연스럽게 사진과 가까워졌다. 그러다보니 대학 진학도 사진학과를 선택하고, 군대도 사진병으로 다녀왔다. 그리고 대학교를 졸업한 2003년도부터는 아버지를 도와 본격적으로 사진관 운영에 참여했다. 현재는 1대와 2대가 함께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다.
 
아들 손 씨가 처음 아버지의 일을 이어받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걱정이 많았다. 사진학과를 전공한 만큼 큰 도시로 나가 전문성있는 일을 해야 하지 않겠냐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가업을 잇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는 응원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그는 돈보다는 소소한 추억을 더 좋아하고, 그 부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아버지와 함께 사진관을 운영하기로 결심했다.
 
보림사진관이 50년 간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아들 손 씨는 그 비결로 '성실함'을 꼽았다. 그는 아버지의 성실함을 어려서부터 보고 자랐다고 설명했다. 아버지가 보여온 성실함은 지금도 확인할 수 있다. 아버지 손부부 씨는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노인 대학의 졸업사진, 증명사진 등은 자신의 손으로 직접 찍는다. 아들 손경륜 씨는 "아버지는 정직함과 성실함, 그리고 욕심부리지 않는 것을 좌우명으로 삼고 오랜 시간 사진관을 운영하셨다"며 "아버지가 워낙 단단하게 자리를 지켜오셨기 때문에 현재의 보림사진관이 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보림사진관 전경.
보림사진관 전경.

 

그럼 보림사진관이라는 상호는 어떻게 지어졌을까. 아버지 손 씨는 사진관을 열면서 가게를 찾는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든 쉽게 떠올릴 상호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60~70년대 지역에서 명성을 떨치던 유명 연탄기업 '보림연탄'이었다. 여기에서 '보림'을 따와 사진관 상호를 완성했다.
 
그런 바람이 통했던 것일까. 사진관은 동네사람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내실있는 성장을 이어왔다. 그러나 2010년경, 스마트폰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사진업계에 몰아닥친 한파는 잘나가던 동네사진관을 비켜가지 않았다. 필름은 사라져갔고 사람들에게 사진은 스마트폰에 저장된 이미지로 남았다. 
 
아들 손 씨는 "요즘은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에 비해 손님 수가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때는 가게가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던 때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시대가 계속 변함에도 불구하고 사진 본연의 가치는 여전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계속 사진관을 운영하는 것은 가치있는 일이다"고 설명했다. 
 
이런 그는 사진을 두고 '추억'이라고 말한다. 사진은 순간을 남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손 씨는 "사진을 하면서 가장 보람찼던 것은 제가 찍은 사진을 본 손님들이 즐거워하면서 웃는 모습을 볼 때다"며 "사진을 보면서 그때의 소중한 추억을 오랫동안 간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 씨는 보림사진관을 운영하면서 앞으로도 꾸준히 손님들의 추억을 남길 생각이다. 손 씨는 "디지털 사진시장이 발달하고 전반적인 수요가 변해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을 찾고 싶다"며 "사진업이 많이 힘들지만 아버지와 함께 일한다는 자긍심을 갖고 앞으로도 꾸준히 사진관을 운영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해뉴스 최인락 기자 irr@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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