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국내 대표 온·오프라인 서점인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는 서울문고가 부도 처리됐다는 뉴스가 나왔다. 1988년에 설립된 서울문고는 오프라인 서점 매출 순위로 따지면 교보문고와 영풍문고에 이어 우리나라 3번째 대형서점이다. 디지털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사례일까?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3월23일부터 26일까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시대 독서 문화 관련 인식을 온라인으로 조사한 결과 독서 경험자(전체 89.6%) 중 46.9%가 2019년과 비교했을 때 2020년에 책 읽는 시간과 양이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 이후 1~5권 읽었다는 응답이 38.1%로 가장 많았으며, 6~10권을 읽었다는 응답이 16.6%, 책을 거의 읽지 않았다는 응답이 8.5%, 전혀 읽지 않았다는 응답이 10.4%였다.
 
이 기업은 코로나 발생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책 읽는 시간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 3대 서점 중 한 곳이 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책 읽는 형태가 변화하기 때문은 아닐지 추측해본다. 이 책 저 책 꺼내며 책장을 넘겨보던 '읽고 보는' 서점에서, 지금은 '듣는' 서점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이른바 '오디오 북'으로, 돈을 주고 결제하면 선택한 책을 성우가 읽어준다. 이런 앱들은 다운로드 횟수가 100만 건에서 많게는 1000만 건을 넘기며 소위 대박을 쳤다. 서울문고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만, 대신 또 다른 형태의 서점이 내 손안의 스마트폰 속에 있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시대에 따라 책을 어떻게 읽느냐가 변화할 뿐 '책을 읽는다'는 독서의 본질은 불변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김해뉴스 강승우 기자 kkang@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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