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한샘유치원 조갑련 이사장이 유치원 내 정자에서 아이들과 함께 카메라를 보며 환히 웃고 있다.  김미동 기자
코오롱한샘유치원 조갑련 이사장이 유치원 내 정자에서 아이들과 함께 카메라를 보며 환히 웃고 있다. 김미동 기자

 

 경남도 1호 유아숲체험원 운영
“자연서 놀면 문제해결능력 성장
 뭐든지 경험하도록 도와줄 것”



'숲반 아이들은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다 보면 반드시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 옆에 있는 친구들과 나누는 기쁨을 알고, 다른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지 안다.'
 
코오롱한샘유치원 조갑련 이사장의 수필집 '나는 오늘도 아이들과 숲으로 간다' 속 한 구절이다. 제목 그대로 매일 아이들과 자연으로 향하는 조 이사장은 현재 유치원과 함께 경남도 1호 유아숲체험원인 '꿈마당 유아숲체험원'을 운영 중이다. 유아숲체험원이란 아이들의 산림 휴양과 정서적 교육, 건강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설이다. 덕분에 이곳 유치원 아이들은 매일같이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직접 보고 느끼며 성장하고 있다.
 
코오롱한샘유치원에는 책보다 꽃과 나무가 훨씬 많다. 숲이 있고, 계곡물이 흐른다. 고추, 대파, 호박, 오이 등의 채소가 자라며 계절마다 블루베리와 딸기 등 과일 열매가 주렁주렁 열린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익어가는 열매를 수확해 맛보기도, 나뭇가지를 주워 멋진 장난감으로 만들기도 한다. 직접 논에서 모내기를 하거나 꽃잎을 따 화전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염소에게 먹이를 주기도 한다. 유치원 아이들에게 숲은 가장 재밌는 놀이터이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자신만의 공간이다.
 
조갑련 이사장은 "자연은 가장 훌륭한 교과서이자 교실이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어떤 억압도 없이 맘껏 뛰놀고 본인만의 세상을 갖는다"며 "교과서, 또는 사진 자료로 가르치는 것과 실제 자연 속에서 갖가지 색깔을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은 확연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조 이사장은 아이들이 자연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난 2015년 이곳 꿈마당유아숲체험원을 개장, 약 6년간 매일같이 가꿔가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 자연을 놀이터 삼아 또래 아이들과 함께 자라온 기억을 바탕으로 생태유아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담아 에세이집까지 낸 조 이사장이지만, '경남도 1호 유아숲체험원'이라는 타이틀을 얻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그럴 때마다 그를 일으켜 세운 힘 역시 자연 속에서 자라온 기억이었다. 그는 "자연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문제해결 능력을 자연스럽게 익힌다. 나 역시 그랬다"며 "나만이 할 수 있고 내가 해야만 한다는 책임감도 들었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유아들을 자연 속에서 어떤 억압도 없이 자주적인 아이로 성장시키기 위해선 자연뿐 아니라 부모와 교사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들이 온종일 숲에서 놀다 보면 옷이며 신발에 흙이 잔뜩 묻는다. 자연 그대로의 공간이다 보니 돌에 걸려 넘어질 수도 있다"며 "하지만 나는 돌을 나서서 치워주기 보다 아이들이 부딪혀가며 직접 해결하고 피하는 방법을 제시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에게 자녀를 자연에서 행복한 아이로 키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등수나 경쟁에서 벗어나 하고 싶은 일들을 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조 이사장은 "부모와 교사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아이들은 즐겁고 행복할 것"이라며 "아이들이 행복하면 결국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 아니겠냐. 그런 부분에 보탬이 되고 있다는 것이 제 가장 큰 자부심이다"고 강조했다.
 
교사의 역할도 만만찮다. 아무리 원대한 목표를 갖고 있어도 그곳까지 함께 갈 수 있는 교사들이 있어야 실현 가능해진다는 것이 조 이사장의 철학이다. 때문에 꿈마당유아숲체험원에선 매주 토요일마다 '숲과 어우러지다'를 진행하고 있다. '숲과 어우러지다'는 복권기금 녹색자금을 지원받아 어린이집 교사 등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업무 종사자들에게 제공하는 무료 교육이다. 조 이사장은 "숲교육을 받은 교사와 받지 않은 교사의 지도 방식은 전혀 다르다"며 "이곳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하지 말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뭐든지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코오롱한샘유치원은 꽃에서 '사탕냄새'가 난다며 웃는 아이들의 행복한 말소리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를 위해 매일같이 자연을 가꾸며 사랑으로 아이들을 보듬는 조 이사장은 "유아기 교육에 꼭 필요한 오감발달이 이곳 자연에서 이뤄진다.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에게도 꼭 숲교육을 권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김미동 기자 md@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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