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최영철·김준태 시인 등 26명
출판사 도요 두 번째 '도요문학무크'
<80년대 그리고 지금 여기> 펴내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내 창작의 실체는 여전히 80년대적이다. 80년대적이란? 문학이 삶과 살 섞어야 한다는 것." 극작연출가이자 시인인 이윤택은 2012년 현재 되돌아본 30년 세월을 이렇게 표현한다.
 
생림면 도요리의 출판사 도요에서 '도요문학무크' 두 번째 권 <80년대 그리고 지금 여기>를 펴냈다. 1980년대를 담은 시를 썼고, 30년 세월을 뜨거운 열정으로 건너온 스물여섯 시인의 시와 산문을 담은 책이다.
 
<80년대 그리고 지금 여기>는 책의 왼쪽 날개에 적어 둔 "80년에서 현재에 이르는 지난 30여 년을 격정과 혼돈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겠다. 민주화의 열망이 뜨겁게 이어졌던 80년대 초중반은 비통하고 불우했으나 대의와 공동체의 열망 앞에 아낌없이 몸 던진 시기였다. 그리고 중심논리가 해체된 개방과 자율의 20여 년은 기대와 혼돈, 밑도 끝도 없는 물적 욕망이 교차한 시기였다"는 문장을 통해 기획의도를 선명하게 밝히고 있다.
 
시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로 1980년 5월의 광주를 기록한 김준태 시인, 화려한 산업사회의 황폐한 이면을 시로 기록한 이하석 시인 등의 시와 산문들이 보인다. 80년대에 한국 시인들의 시에 관심을 가졌던 독자라면, 당연히 그 이름을 기억하고 있을 시인들의 작품과 현재의 육성을 들을 수 있는 책이다.
 
출판사 도요의 책임편집을 맡고 있는 최영철 시인은 "우리는 80년대를 너무 서둘러 덮어버렸다. 당대의 문학이 무엇을 기록했고, 그 문학적 담론과 명제가 무엇이었는지, 그 이후에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어쩌면 오늘날 우리가 찾고 싶어하는 출구가 거기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80년대를 역사의 뒤안길로 보낸 뒤 시인들은 어떻게 살아왔을까. 책에 등장하는 스물여섯 시인은 1980년대에 쓴 시와 최근의 신작, 그리고 지난 30년을 시인으로서 살아온 내력을 산문으로 썼다. 그래서 이 책은 시인들이 지난 시절 어떤 시를 썼고, 현재 어떤 시를 쓰고 있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이윤택 시인은 80년대가 '전시대적 상투성과 고정관념을 부수어 나간 거대담론의 시대'였다면서 "나는 지금 엄청난 속도감과 저장량을 자랑하는 21세기 하이테크의 시대에 여전히 80년대적 모습으로 살아 있다"고 고백한다.
 
나종영 시인은 "투쟁의 시대보다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사람들의 삶은 더 피폐해졌다. 생명, 평화, 상생, 생성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천착해 보기도 하지만 이웃들의 어려운 삶에 분노가 끓고 가슴이 아프다"며 여전히 식지 않은 뜨거운 마음을 내보인다.
 
임동확 시인은 "한 세대가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달라진 것 같지 않은 한국의 현실 속에서 나는 지금도 한 번 지나가버리면 그 뿐인 역사와 그로 인해 대를 이어 오래 아파하는 자들 간의 불화와 사랑, 갈등과 화해, 희망과 절망을 내 문학적 화두로 삼고 있다"는 말로 자신의 문학 세계를 다짐하고 있다.
 
한편 도요창작스튜디오에서는 책에 등장한 시인들을 초청해 오는 8월 18일부터 19일까지 도요강변축제를 연다. 책에 실린 작품을 중심으로 연극배우들이 시 행위를 하고, 시인의 육성 낭송, 독자와 함께 하는 시간도 가질 계획이다. 문의/055-338-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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