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감성아줌마 카페 오지아 대표. 
소녀감성아줌마 카페 오지아 대표. 

 

회원 6만여 명 지역 대표 카페
플리마켓 시작으로 의기투합
경력단절여성 사회재진출 도와



"소녀감성아줌마에서 소녀감성할머니될 때까지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몫은 다하려구요."
 
온라인 맘카페인 '소녀감성아줌마(이하 소감아)'와 북카페 '숨북숨북'을 운영하는 오지아(44) 대표의 포부다. 특히 소감아 카페는 회원 수가 6만 2000여 명으로, 김해 지역 대표 인기 카페다.
 
물론 지금의 카페로 자리잡기까지 순탄치는 않았다.
 
2012년 오 대표는 출산과 육아로 일을 그만두게 됐다. 하루하루가 벅차면서 스트레스는 쌓여만 갔다. 반면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와 함께 자존감은 점점 낮아졌다. 그럼에도 그가 평소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 바로 집에서 찬밥 신세로 전락한 물품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사고 파는 '플리마켓'. 그래서 처음 시작한 게 소감아 카페 창설이었다. 플리마켓을 기대한 사람들이 많아서였을까. 초창기임에도 카페 창립 멤버는 50명에 달했다. 이 중 플리마켓 멤버는 8명이나 됐다. 모두 오 대표처럼 김해지역에 사는 경력단절 주부들이었다. 뜻이 통하니 마음도 통했다. 무엇보다 오 대표는 잃어버렸던 자신감과 긍정을 되찾게 됐다.
 
오 대표는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하지 않았나요. 이런 긍정의 힘들이 원동력으로 작용하면서 플리마켓과 카페 운영이 탄력을 받았다"며 "초창기 플리마켓 멤버들이 지금의 소감아 카페를 운영하는 스텝들"이라고 설명했다.
 

카페 회원들이 엮어낸 행복마을 여행책.
카페 회원들이 엮어낸 행복마을 여행책.

초기에는 오 대표가 갓 돌이 지난 첫째를 등에 업고 플리마켓을 열었다. 오전 10시에서 낮 12시까지 딱 2시간만 운영했다. 플리마켓 참여자가 유치원이나 초등학생을 둔 엄마들이어서 아이가 집에 돌아오기 전에 진행해야 했기 때문에서다. 한 달에 한 번 열리던 플리마켓이었는데 김해 지역에 젊은 세대들이 많이 거주해서인지 장이 열릴 때마다 큰 인기를 끌었다. 오 대표는 "집에서는 애물단지 신세로 처치 곤란인 물품들이 플리마켓에 가지고 나오면 물물교환 대상이 되거나 싼 가격에 사고 팔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게 인기의 비결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더 큰 인기의 비결은 용돈벌이가 아닌 경단녀들의 실력을 다시 뽐낼 수 있는 장이었다는 데 있다고 했다. 오 대표는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주부들이 그동안 묵혀뒀던 손재주나 능력을 발휘해 그 대가를 인정받을 수 있는 장이 바로 플리마켓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맘카페라고 해서 여성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했다. 물론 회원들 대부분이 주부들이지만 아이를 혼자 키우는 '싱글대디'들도 적지 않아서다. 육아 선배로서 기저귀는 어떤 게 좋은지, 딸아이에게는 어떤 게 필요한지, 아이가 아플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육아 정보와 조언을 싱글대디들에게 아끼지 않는다.
 
이렇게 다들 의기투합해서 카페를 운영하니 점점 회원 수가 늘어나면서 지금까지 온 것이라고 했다.
 
오 대표는 앞으로 행보에 대해 경력단절 여성들의 사회 재진출 플랫폼 역할을 하는 청사진을 그렸다. 오 대표가 2019년부터 운영하는 '㈜더에스지에이'가 지난 4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됐다. 이곳은 온라인 광고·홍보와 오프라인 공간 대여를 하는 것이 주업무인데, 온라인 광고·홍보는 소감아 카페를 통해, 오프라인 공간 대여는 북카페 숨북숨북에서 이뤄진다. 숨북숨북에서만큼 주부들은 'OO의 엄마'가 아닌 선생님이라 불린다. 재능과 손재주를 이용해 뜨개질 수업, 일본어 강좌 등을 직접 진행하는 것이다. 선생님과 수강생 모두 소감아 카페 회원들이다.
 
오 대표는 "올해는 소감아 탄생 10주년이다. 소감아는 그동안 마을축제를 열어 지역의 침체된 상권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하고, 경력단절 여성의 사회재진출 인큐베이팅 플랫폼으로 수많은 주부 셀러(Seller)들을 양성하고 창업을 도왔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마을축제는 잠시 중단됐지만 다시 함께할 날을 염원하며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고 성장하는 소녀감성아줌마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해뉴스 원소정 기자 ws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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