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My Dear 피노키오' 속 이탈리아 작가 우고 네스폴로(Ugo Nespolo)의 작품들.  김미동 기자
전시 'My Dear 피노키오' 속 이탈리아 작가 우고 네스폴로(Ugo Nespolo)의 작품들. 김미동 기자

 

20여 명 국내외 예술가 재해석
일러스트레이션 등 200여 점
거장들이 구현한 피노키오 전시

독특하고 몽환적인 작품 많아
무한한 예술성·확장성 엿보여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소년 '피노키오'는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고전동화 '피노키오의 모험' 속 주인공이다. 창원문화재단 3·15아트센터는 올 여름 이 피노키오를 주제로 한 기획전시 'My Dear 피노키오'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선 출판 이후 1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랑받아온 동화 피노키오가 20여 명의 국내외 예술가들에 의해 새롭게 해석된다. 작품을 통해 재탄생된 피노키오는 과연 어떤 다채로운 모습을 띄고 있을까.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Anthony Browne)이 표현한 피노키오의 모습.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Anthony Browne)이 표현한 피노키오의 모습.

 

◇일러스트레이션 거장들이 사랑한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 = 3·15아트센터 1~3전시실에서 진행 중인 이번 전시는 크게 2가지 테마로 구성돼 있다. 이 속에서 관람객은 일러스트레이션·회화·설치·영상 등 200여 점의 다양한 작품뿐 아니라 '피노키오의 모험' 원작자이자 이탈리아 동화작가인 '카를로 콜로디'의 이야기도 엿볼 수 있다.
 
2~3전시실에서는 'My Dear 피노키오: 일러스트레이션 거장들의 오마주'를 테마로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션 거장들이 재해석한 피노키오의 오리지널 이야기가 작품으로 펼쳐진다. 이 테마의 매력은 무엇보다 많은 일러스트레이션들의 톡톡 튀는 감성 속에서 태어난 피노키오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가들은 원작 그대로의 피노키오를 구현하거나 시대적 배경을 바꿔 표현하기도 하고, 동화 속 규범들을 재해석하거나 자신만의 색깔을 더해 새로운 피노키오를 만들기도 한다.
 

팝업북 아티스트인 '제라르 로 모나코'의 대형 팝업북 작품.
팝업북 아티스트인 '제라르 로 모나코'의 대형 팝업북 작품.

 

프랑스 작가인 이브 샤르네의 작품 '피노키오의 메타모포시스' 속 피노키오는 붉고 푸른색으로 조명이 변화하는 순간마다 나타났다 사라진다. 작가는 나무 토막을 깎아 탄생한 피노키오의 '변신(metamorphosis)'에 주목했다.
 
안데르센 상 수상자인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은 자신의 작품 속 주인공인 '윌리'를 통해 피노키오를 표현했으며, 이탈리아 작가인 '로베르토 인노첸티'는 원작자인 콜로디가 실제 살았던 시대와 장소를 배경으로 피노키오 속 장면들을 탄생시켰다.
 
그런가하면 '구이도 스카라보톨로'는 단순함과 절제에 의지해 피노키오를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인다. 간결한 드로잉으로 표현된 그의 작품은 관람객에게 상상의 여지를 남겨둔다.
 
주목할 점은, 대다수의 작가들이 피노키오의 동화적 요소들은 물론 원작의 심오함을 함께 이끌어냈다는 점이다. 원작자인 콜로디가 의도했던 동화의 무거운 이면이 창작자들에겐 예술적 원동력으로 작용한 셈이다.
 
 
◇무한한 예술적 가능성 품어낸 피노키오 = 2층에서는 '환상과 재미 속으로: 피노키오와 시각예술'을 테마로 전시가 이어진다. 이곳은 보다 더 색다르고 전위적인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이번 테마 속 작가들은 동화가 가진 본질에 집중해 완전히 새로운 '피노키오'를 탄생시켰으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피노키오가 가진 확장성에 주목하게 한다.
 
이탈리아 작가 '루카 카이미'는 피노키오에 등장하는 인간 캐릭터들을 해양 생물로 탈바꿈시켜 온전히 자연환경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재창조했다. 그의 작품 속에서 피노키오는 긴 이빨을 가진 일각고래로, 제페토는 정어리로, 악당인 극장 주인은 심해아귀로 등장한다. '심해버전 피노키오'인 셈이다.
 
'알렉산드로 산나'는 더욱 독특하면서도 섬세하고 감성적인 피노키오를 그려냈다. 바로 피노키오의 전생이다. 작가가 소아 병원에서 만난 아이들의 영혼이 나뭇가지에 깃들어 한 그루의 나무가 되고, 그 나무가 곧 피노키오의 전생이라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내포된 이야기만큼이나 몽환적이고 부드러운 작품들을 선보인다.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조민서 작가 작품 모습.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조민서 작가 작품 모습.


이밖에도 세계적인 팝업북 작가인 '제라르 로 모나코'의 대형 조형물과 김하민, 민경아, 조민서 등 국내 작가들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모나코 작가는 거대한 고래 속 제페토와 피노키오의 모습을 거대한 팝업북 형태로 제작해 설치했으며, 조민서 작가는 다양한 매체의 디지털 도구를 사용해 관람객이 피노키오의 마음을 생생히 느껴볼 수 있는 작품을 준비했다.
 
또 1~3전시실 곳곳에 1911년 지올리오 안타모로 감독이 제작한 최초의 피노키오 영화와 1947년 지안네토 구아르도네 감독이 제작한 실사 영화도 함께 배치돼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번 전시는 누구에게나 동심으로 남아있는 동화 피노키오를 보다 더 다양하고 색다른 방식의 작품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또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 모두에게서 피노키오에 대한 애정과 무한한 예술적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창문이 되기도 한다.
 
관람요금은 성인 1만 원·어린이 8000원이며 인터파크 등 인터넷과 현장에서 구매 가능하다. 특별할인 등 자세한 내용은 3·15아트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김해뉴스 김미동 기자 md@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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