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배일 감독의 '라스트 씬'은 지난 2018년 영업을 종료한 부산의 예술영화전용관 '국도예술관'의 마지막 한 달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다큐에는 국도예술관을 지켜온 이들의 이야기와 이곳을 사랑했던 관객들의 추억, 그리고 휴관을 앞둔 타지역 독립예술극장의 모습이 함께 담겨 있다. 예술영화전용관 한 곳의 부재가 얼마나 큰 상실감을 낳는지 알 수 있는 장면들이었다.
 
경남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마산 창동예술촌에 위치한 도내 유일 예술영화전용관 '씨네아트 리좀'이 적자로 인해 지난 5일부터 휴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리좀 측은 마땅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폐관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영화관 말대로 폐관된다면 경남에서 예술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지게 된다.
 
지역 예술전용영화관이 사라진다는 것은, 단순히 상영관 부재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독립·예술영화 시장의 한계, 지역 영화예술 산업 성장의 지연, 도민 문화향유 기회 단절 등이다. 무엇보다 많은 영화인들의 추억과 애정이 고스란히 남은 공간이 사라진다는 것을 뜻한다.
 
도내 유일 예술영화전용관이 다시금 활기를 띄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과 시민들의 관심이 절실한 실정이다. 영화영상 활성화 지원사업을 추진 중인 경남도와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창원시가 이대로 리좀의 폐관을 방관하지 않길, 리좀이 도내 영화예술의 구심점으로 다시금 활짝 피어오를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김해뉴스 김미동 기자 md@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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