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가 공직사회의 해묵은 논쟁거리인 '남녀 숙직 근무'과 관련해 실험에 도전한다. 최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남녀통합 당직근무제'를 도입한다고 밝히면서다. 이 제도가 실시되면 남성 공무원 4명, 여성 공무원 2명이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교대 방식으로 숙직 근무를 하게 된다.
 
공무원 숙직 근무는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남성 공무원이 전담하고 있다. 김해시 역시 본청 당직 근무 가운데 숙직(오후 6시~다음날 오전 9시)은 남성이, 일직(공휴일·주말 오전 9시~오후 6시)은 여성이 맡고 있다. 여성 공무원이 늘면서 남성 공무원의 숙직 쏠림 현상은 더 심해졌다. 근무 주기가 남성과 여성이 많게는 3배 정도 차이가 날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숙직 근무가 남녀 성평등 문제로 이어지면서 공직사회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여성 공무원들의 숙직 근무를 반대한 쪽에서는 심야 근무 중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를 가장 염려했다. 이에 시는 여성숙직실을 만들고 출입문 안전장치와 함께 비상벨을 설치하는 등 세심하게 대비했다고 했다.
 
전국공무원노조경남본부 김해시지부의 자유게시판에는 이미 20년 전에 여직원 숙직 동참을 독려하는 글이 있다. 이 글쓴이는 "양성이 평등한 시대인만큼 할 수 있는 일은 같이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구체적인 숙직 방법에 대해 활발한 토론을 기대한다"고 적었다. 이 제도를 도입해 추진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남녀통합 숙직근무 신청을 받고 있는 일부 지자체에서는 신청이 저조해 반응이 시큰둥하다고 한다. 김해시의 도전 정신을 높게 사며 앞서 이 제도를 도입한 지자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이번 실험이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해뉴스 강승우 기자 kkang@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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