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석저수지에서 바라본 물안뜰 대석마을의 전경.
대석저수지에서 바라본 물안뜰 대석마을의 전경.

 

물 풍부하고 냇가 안쪽에 자리
입구선 당산공원 소나무가 반겨
골목엔 마을 전경 담은 벽화 다양

교육농장서 천연 염색 등 체험
대석저수지 산책로서 걸어보길
홍룡사·홍룡폭포도 방문 추천


 

 

천성산 자락에 위치한 물안뜰 대석마을은 오랜 역사 만큼이나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곳이다. 예부터 내려오는 일설은 마을의 기원을 1592년 임진왜란이라 말한다. 일설에 따르면 당시 나주 정씨 정득이가 모친을 업고 김해에서 낙동강을 건너 홍룡폭포 갯돌 밑에서 피난생활을 하다가 현재의 대석마을로 내려와서 정착했다. 당시 마을 이름은 '돌실'이라 불렸다. 그 후 다양한 씨족들이 모여들어 마을을 형성했는데 인근에 돌이 많아 '대석'이라 이름을 붙였다. 현재 마을에는 349명이 살고 있다.
 
물안뜰이란 이름은 비교적 최근에 생겼다. 농촌 체험휴양 마을로 지정되면서 '물이 풍부하고 냇가의 안쪽에 있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마을 주차장에 다다르면 새삼 마을 이름을 실감할 수 있다. 대석저수지에서 흘러 내려오는 실개천 물소리가 쪼르르 귓가를 때린다. 주차장 건너편에는 작은 토담집과 장독대가 앙증맞게 전시돼 있어 마을의 고즈넉함을 한껏 더한다.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 당산공원 입구.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 당산공원 입구.

 

마을 입구 당산에는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당산돌기 체험장으로 이용하고 있는 이곳은 24바퀴를 돌면 간절한 소원 한가지가 이뤄진다고 전해진다. 마을 사람들은 소원을 들어주는 할배가 있다고 여기고 있다.
 
당집 위로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는 소나무들의 자태가 마치 마을에 무슨 일이 없는지 기웃거리는 것 같다. 
 
마을에 들어서면 전국 100대 명산으로 꼽히는 천성산의 사계절을 벽화로 볼 수 있다. 천성산은 철쭉이 필 때 떠올리지만, 사계절이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마을 뒤편으로 보이는 천성산은 시간이 멈춘 듯한 대석마을에서 계절의 흐름을 나타내는 '자연시계'다. 
 

천성산 정상석을 그린 골목의 벽화.
천성산 정상석을 그린 골목의 벽화.

 

골목 구석구석에는 마을을 그대로 담아낸 벽화가 가득하다. 오래도록 자리를 지킨 주택, 정자에서 수다를 떠는 할머니들, 대석저수지에서 바라본 대석마을 등 오래된 마을의 변함없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중 '장수우물'이라는 그림이 눈에 띈다. 마을에는 500년 된 회나무 뿌리에서 물이 나온다. 여름에는 차갑고 겨울에는 따뜻한 것이 특징이다. 우물 맛이 좋아서 지금도 마시는 분들이 있다고 한다. 우물 위로 솟은 회나무의 나뭇잎들이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이 싱그럽고 듬직하다.
 
마을은 지난해까지 야생화분 만들기, 풍물놀이, 떡메치기 등 체험행사를 진행했지만, 올해부터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마을에는 농촌교육농장이 있다.
 
박상언 도예가와 정선량 부부가 운영하는 '풀과 꽃 이야기'에서는 도자기 만들기, 천연 염색, 과일청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정선량 씨는 "현재는 코로나19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고 카페 운영만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얼른 끝나고 교육농장을 찾는 방문객들과 도란도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골목을 벗어나 도로로 나오면 완만한 오르막길이 나온다. 대석저수지를 향하는 길이다. 천성산 깊은 골짜기의 물이 유입돼 1급수 청정 수질을 자랑한다. 저수지에서 대석마을은 한눈에 들어온다. 낮은 주택밖에 없어 옆집이 어디 있는지가 다 보일 정도였다. 주변 산에 둘러 싸인 모습이 동화 속 숲속마을처럼 보였다. 
 

대석저수지. 흙 포장 산책로, 데크 산책로 등이 잘 조성돼 있다.
대석저수지. 흙 포장 산책로, 데크 산책로 등이 잘 조성돼 있다.

 

대석저수지에는 흙 포장 산책로와 데크 산책로, 데크 광장, 데크 쉼터가 조성돼 있어 가족들과 산책하고 시간을 보내기 알맞은 곳이다. 저수지로 오던 길을 그대로 올라가면 양산8경 중 하나인 홍룡폭포가 있다. 마을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깎아 세운 듯한 바위와 떨어지는 물에서 생기는 물보라의 모습이 아름다워 찾는 관광객들이 많다.
 
500여 년의 역사를 품은 대석마을은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마을 입구의 당산, 마을 뒤편의 천성산, 마을 중심부의 회나무가 대석마을을 지키고 있는 듯하다. 
 
평화롭고 고즈넉한 마을은 홍룡폭포, 홍룡사, 대석저수지 산책로와 더불어 방문하기 좋다. 입구의 당산돌기 체험부터 시작해 곳곳에 즐길거리가 가득한 대석마을을 한 번 찾아보자.

 글·사진 = 이선주 기자 sunju@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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