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공로자 지위 목숨 건 탈출
"작전명 미라클… 기적 일어나"



우리 정부에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 현지인과 그 가족 등 390명이 생사의 고비를 넘어 지난달 26일 무사히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이들은 지난 수년간 한국 대사관, KOICA(한국국제협력단), 바그람한국병원, 한국직업훈련원 등에서 의사와 간호사, IT 전문가, 통역사 등으로 일해왔는데요. 정부는 이들에게 '특별 공로자' 지위로 장기 체류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아프간인들의 목숨 건 탈출은 미국이 지난 7월 31일까지 아프가니스탄에 2001년부터 20년간 주둔해 있던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미군 철수 소식과 함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단체인 탈레반이 재집권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 것인데요.
 
탈레반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단체로, 여성을 남성의 소유물로 여기는 등 종교와 여성 탄압을 일삼아 왔습니다. 이에 아프간인들이 국경을 넘기 위해 카불 공항으로 몰리면서 이 일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질서가 사라진 혼돈 속에서 위험한 탈출을 시도한 것입니다.
 
아프간인이 한국으로 피난 온다는 소식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탈레반과 연결된 사람이 끼어 들어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김만기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국내에 입국한 아프간인은 모두 철저하게 검증된 사람으로 선발했기에 그럴 가능성은 '제로'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했습니다. 또 입국한 390명 중 6세 이하 영유아가 100여 명, 6세에서 10세가 80여 명으로 어린이들이 절반가량을 차지합니다.
 
김 실장은 "탈레반의 검문소를 통과하고 공항으로 들어오는 작전명을 '미라클(기적)'이라고 했는데 '정말 이렇게 기적이 일어나는구나'하고 생각했다"며 긴박했던 수송작전 상황을 전했습니다.
 
외신들도 우리 정부가 아프간인들을 '특별 공로자'로 인정한 것을 강조하며 "이것이 한국이 협력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방식. 한국 정부가 국민에게 '수용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주목했습니다.
 
인천공항에 들어선 아프간인들은 감사 인사라도 하는 듯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는데요.
 
그들에게 전해주고 싶습니다. "기적의 땅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이제 안심하셔도 됩니다."

김해뉴스 원소정 기자 ws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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