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밀양 지역에 있는 모든 학교에서 평소 수업 시작과 끝을 알리는 알림 소리와는 다른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시작 종은 '날 좀 보소~날 좀 보소' 하는 노랫가락의 '밀양아리랑'이, 마침 종은 일제강점기 조국 독립과 광복을 위해 조직된 독립군들이 지어 불렀던 '독립군가'가 울렸다.
 
이게 무슨 영문인가 싶을 건데 밀양교육지원청이 경술국치일 111주년을 맞아 준비한 프로그램 중 하나라고 한다.
 
밀양교육청이 '어찌 잊을까 그날'이라는 주제로 학생들에게 역사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니 그야말로 '역사의 종소리'인 셈이다.
 
1910년 8월 22일 대한제국 총리대신 이완용이 일제 통감과 '한국의 통치권을 일본에 완전히 양이한다'는 굴욕적인 외교조약을 맺었다. 
 
7일 후 순종이 강제 병합문을 발표하면서 우리나라 국권은 완전히 상실됐다.  

바로 이날이 경술국치(庚戌國恥)일이다.
 
밀양교육청의 의미 있는 이번 프로그램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최근 항일무장투쟁을 이끈 독립군 영웅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카즈스흐탄에 봉환돼 있다가 78년 만에 고국 땅에 안장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역사적 의미가 배가 되는 듯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한국사 과목이 필수가 아닌 선택 과목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같은 역사 프로그램이 더 자주, 더 많이 추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하지 않았나. 
 
이번 역사의 종소리 여운이 널리널리 퍼져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울리는 큰 울림이 됐으면 한다.

김해뉴스 강승우 기자 kkang@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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