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 진영읍의 한 음식점에서 직원 없이 혼자 일을 하고 있는 사장 김 모 씨.
김해시 진영읍의 한 음식점에서 직원 없이 혼자 일을 하고 있는 사장 김 모 씨.

 

코로나 장기화로 인건비 부담
51.8% 하루 8시간 이상 근무
직원 둔 자영업자 127만여 명
1991년 이후 30년 만에 최저



김해시 진영읍의 한 편의점 점주는 지난달부터 낮 시간대 운영을 도맡아 하고 있다. 점주 한 모(49) 씨는 "아르바이트생을 계속 쓰려고 했지만,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직원을 보내고 제가 16시간을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인건비라도 아껴보고자 아르바이트생 없이 일하는 '나홀로 사장님'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알바콜은 소상공인 및 중소규모 자영업자 51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확산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직원 고용계획'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51.8%가 하루 평균 8시간 초과 근무를 한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중 10시간이 19.5%로 가장 많았고, 12시간(14.1%), 9시간(9.3%), 11시간(2.1%), 14시간(1.9%), 15시간(1.9%)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은 평균 10시간 이상 근무를 하는 셈이다.
 
정기 휴무일을 챙기지 못하는 자영업자도 42.9%로 나타났다. 정기 휴무일이 없다고 응답한 이유 중 매출 유지를 위해 가게 문을 닫을 수 없다(55.8%), 인건비 절감을 위해 대체 근무자 없이 직접 한다(40.1%)는 응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김해시 진영읍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황 모(42) 씨는 "음식도 만들어야 하고, 배달 포장도 해야 해서 아르바이트생을 써야만 한다"면서도 "아르바이트생 시간을 줄여서 주휴수당 지출이 없게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음식점 사장 김 모(53) 씨는 "보통 2차 술자리 장소로 많이 찾는다. 오후 8시 정도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가득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저녁 장사는 사실상 포기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아르바이트생을 계속 고용할 수가 없어 마감까지 혼자 일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같은 설문조사에서 향후 1년간 고용원을 추가 충원 또는 감원할 계획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66.2%가 '감원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중복응답)로는 코로나로 인한 영업시간 단축 및 매출 정체(74.6%), 내년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고용 부담(52.8%)이 1, 2위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하 중기연)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KOSI 중소기업 동향 8월호'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전체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중은 20.12%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127만 4000명)는 1991년 4월(125만 1000명) 이후 30년 3개월 만에 최저치다.
 
또 지난달 개인 사업자 대출 잔액은 409조 7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4조 3000억 원 증가했다. 경기불황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수치다. 같은 달 소상공인 매출 체감지수(34.1p)와 전망지수(43.2p)는 전월 대비 각각 17.4p, 24.9p 하락했다. 
 
중기연은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자물가 급등으로 원가 상승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자영업자의 경영 안전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이선주 기자 sunju@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