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다문화가족자녀 이중언어대회'에서 중고등부 대상을 수상한 김해수남고등학교 3학년 신혜민 양. 이선주 기자
'제8회 전국다문화가족자녀 이중언어대회'에서 중고등부 대상을 수상한 김해수남고등학교 3학년 신혜민 양. 이선주 기자

 

 전국 이중언어대회서 대상
 어린시절 중국서 살다 와
"중어중문학과 진학 예정
 능력 출중한 승무원 되고파" 



"중국에서 7살 때까지 살아서 중국어에 능통하죠. 한국으로 온 뒤 중국어 실력을 뽐낼 수 있는 대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지속적으로 참가했어요."
 
지난 9월 11일 개최된 '제8회 전국다문화가족자녀 이중언어대회'에서 김해 수남고등학교 3학년 신혜민 양이 대상을 수상했다. 
 
대회는 학생이 제출한 원고를 2개 국어로 발표하는 형태로, 신혜민 양은 한국어와 중국어로 참가했다. 그는 어머니의 모국어인 중국어를 어릴 때부터 배웠다.
 
신혜민 양은 초등학생 때 처음 이중언어대회에 참가했다. 다문화 선생님이 대회를 알려준 것을 계기로 지속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초등학생, 중학생 시절부터 김해시 주최 이중언어대회에서 금상을 휩쓸었고, 경남도 주최 대회에서도 동·은상을 수상했다. 전국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항상 경남도 대회까지만 진출했는데 전국 단위 대회에 출전한 것은 처음이라 떨렸다. 경남 이외 다른 지역의 학생들과 경쟁하게 돼 영광이었다"며 "초·중학생일 때는 부담감이 덜했지만, 고등학교 졸업 전에 학생 신분으로 꼭 전국대회에서 수상하고 싶어 방과 후에도 학교에 남아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대상 수상에는 원고 수정과 발음 교정을 해준 어머니의 도움이 컸다. 나날이 중국어 실력이 느는 이유도 어머니 덕분이다. 
 
신혜민 양은 "어머니가 어릴 때부터 강하게 키우셨다. 중국에서 사는 동안은 한국어를 쓰지 못하게 했다"며 "방학에는 중국의 외할머니댁에 보내서 생활하게 하셨다. 생활하기 위해 중국어를 무조건 써야 하니 실력이 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중국을 방문한 시기가 고등학교 1학년 때다. 외할머니와 중국 음식들이 그립다"며 "중국은 특히 과일이 저렴하다. 얼른 외할머니댁에 방문해 과일을 식탁 가득 쌓아 놓고 먹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신혜민 양의 가족들은 모두 중국어를 능통하게 한다. 이 때문에 대화를 하다보면 한국어와 중국어가 섞일 때도 많다. 신혜민 양은 "아버지도 중국어를 잘하신다. 대화 중에 한국어로 생각나지 않는 단어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중국어로 말한다"며 "동생 또한 그렇다. 동생도 이번 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고 말했다. 
 
중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만큼 언어에 대한 관심이 많다. 그에게 언어를 번역하고, 익히는 과정은 즐거운 취미 중 하나다. 학교 수업에서도 '고전읽기' 과목은 항상 성적이 좋았다. 
 
신혜민 양은 중국어를 더욱 깊게 배우기 위해 중어중문학과에 진학할 계획이다. 본인의 강점을 토대로 대학 진학 후 실력을 쌓아 언어능력이 출중한 승무원이 되는 것이 꿈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승무원이 되기 위한 노력'에 대해 발표했다.
 
신혜민 양은 "승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언어를 할 줄 알아야 하는데 영어는 잘 못한다. 2개 국어를 하기 때문에 다른 언어도 쉽게 배울 거라고 생각하지만, 영어 문법이 너무 어렵다. 언어 번역이 즐겁지만, 영어는 왜이렇게 자신이 없는지 의문"이라며 웃었다.
 
승무원이 되기 위해 요즘에는 일본어를 배우고 있다. 신혜민 양은 "친구 중에 일본어를 독학하는 친구가 있어 배우는 중이다. 저는 그 친구에게 중국어를 가르쳐 준다"며 "모르는 언어에 대해서 처음 배우다 보니 신선하고 재밌다. 중어중문학과에서 공부하면서 부전공으로 일어일문학을 배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저와 같이 중국어에 대한 관심이 많은 친구들과 함께 수업하고 배우면서 더욱 성장하고 싶다"며 "또한 꿈을 위해 한발짝 다가가게 돼 설레기도 한다. 어학 연수와 실습 등 다양한 활동을 얼른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선주 기자 sunju@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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