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삼계중 사격부 선수들. 오른쪽부터 김재현(3학년), 김의진(3학년), 하승주(1학년), 정현준(2학년), 김태민(2학년), 이시현(1학년) 선수.
김해삼계중 사격부 선수들. 오른쪽부터 김재현(3학년), 김의진(3학년), 하승주(1학년), 정현준(2학년), 김태민(2학년), 이시현(1학년) 선수.

 

전국소년체전서 단체전 금메달
엑스텐 123회로 대회 최다 기록
코로나로 사격장 닫아 힘든 훈련
창단 이후 전국대회 잇단 수상



지름 4.5㎝의 과녁 한가운데는 점 하나가 찍혀있다. 선수들은 10m 밖 사대에서 이 점 하나에 집중한다. 숨을 고른 후 멈춘지 얼마가 지났을까. 이제 모든 신경은 오른손 검지와 오른쪽 눈에 쏠려있다. 온몸의 신체기관이 잠시 멈춰서고 가늠자가 과녁과 일치하는 정조준 상태에 이르는 그 짧은 순간, 선수들은 지체없이 방아쇠를 당긴다. 
 
 
◇2위와 13.1점차 여유있는 금 = 고도의 집중력과 찰나의 판단이 승부를 가르는 사격. 지난달 26일 김해삼계중학교(교장 조재홍) 사격부 선수들이 제37회 회장기 전국사격대회 및 전국소년체전 단체전 10m 공기소총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지금까지 전국소년체전은 광역지자체 대표선발전을 거쳐 별도의 선수단이 꾸려졌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학교 선수단이 개별 출전해 승부를 겨뤘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는 김의진(3학년), 김재현(3학년), 김경모(3학년), 하승주(1학년) 선수 등 총 4명이다.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1847.3점(상위 3인 기록 평균) 기록해 2위 대구매천중학교를 13.1점 차이로 여유롭게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승비결은 선수들간 편차없는 기록. 최고점자와 최저점자의 기록이 불과 3.1점 차이 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선수들 간 기복 없는 경기를 펼쳤다. 특히, 엑스텐(10.2~10.9점)은 단체전 참가 학교 중 최다인 123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의진 선수는 "지난해엔 코로나 때문에 대회가 거의 없었다"면서 "중학교 선수생활을 이렇게 끝내기엔 너무 억울했는데 이번 대회에 금메달을 받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첫 전국대회 출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1학년 하승주 선수는 "대회장에 들어서면서 '하던대로만 하면된다. 집중하자'를 계속 되내었는데 성적이 좋게 나와 다행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장 김재현 선수 "개인적으로는 아직까지 금메달에 대한 실감이 나지 않고 무덤덤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받은 단체전 금메달이라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고 웃어 보였다.
 

김해시사격장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 김해삼계중 사격부 선수들.  송희영 기자
김해시사격장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 김해삼계중 사격부 선수들. 송희영 기자

 
◇총대에 모래주머니 달고 자세훈련 = 대회 준비과정은 쉽지 않았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거의 모든 대회가 취소되는 등 선수들이 기량을 펼쳐볼 기회 조차 없었다. 훈련도 마찬가지였다. 거리두기 3단계 이상이 지속되면서 김해시사격장이 문을 닫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했다. 
 
사격부 김순덕 코치는 "사격장이 셧다운되면서 주로 분성산에서 실시하는 체력훈련과 좌선같은 정신훈련을 실시하기도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겨울방학 때는 총대만 들고 나가서 자세훈련을 중점적으로 실시하기도 했다"며 어려웠던 훈련과정을 설명했다. 사격장 밖으로는 소총 반출이 어렵기 때문에 일단 총렬을 빼고 총대만 가져다가 급한대로 자세훈련에 집중한 것이다. 선수들은 총무게를 계산해 총대에 2㎏짜리 모래주머니를 달아서 훈련에 집중했다. 말 그대로 최악의 훈련 여건이었지만 선수들은 굴하지 않았다.
 
김경모 선수는 "대회도 못나가고 훈련도 제대로 못할 때는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겪어야 하는 과정이고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훈련에 집중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창단 18년차, 다시 맞은 삼계중 전성시대 =
김해삼계중 사격부는 김해지역 학교 최초로 2004년 12월 창단됐다. 2007년 문화관광부장관기전국학생사격대회에서 창단 후 첫 단체전 1위를 기록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뤘다. 이후 경남초중종합체육대회 등 지역대회는 물론 전국소년체전, 봉황기·경찰청장기·전남도지사배 대회 등 전국대회에서 개인과 단체전에 입상하며 이름을 알려나갔다. 
 
최근에는 지난해 11월 창원시장배 사격대회에서 윤영빈(졸업생) 선수가 동메달에 입상한 데 이어 올해 6월에는 같은 대회에서 김경모 선수가 623.7점을 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회장기 겸 전국소년체전 단체전 우승으로 김해삼계중 사격부는 또 한번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현재 사격부에는 총 7명의 선수가 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3학년 주장 김재현 선수를 비롯해 김의진·김경모 선수, 2학년은 정현준·김태민 선수, 1학년 이시현·하승주 선수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총을 잡았지만 그 꿈은 한결같이 올림픽 금메달이다. 선수들은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걸고 있을 내 모습을 상상하면 가슴이 뛴다"면서 "미래 금메달리스트 우리들의 이름을 꼭 기억해달라"고 입을 모았다. 

김해뉴스 송희영 기자 editor@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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