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의 기세가 정말 무섭다. 열사병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이 간간이 등장하기도 한다. 무더위 속에서 무리하게 작업을 하면 이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는데, 운동선수 또는 일반인의 경우에도 고온 환경에서 운동을 하면 이러한 열 관련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열 관련 질환은 고온 환경으로 인한 열 스트레스와 체내의 대사 과정에서 발생한 열을 제대로 발산시키지 못했을 때 발생할 수 있다. 사소한 불편함에서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열 관련 질환은 열피로, 열경련, 열실신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열탈진은 중등도, 열사병은 중증의 열 관련 질환으로 분류한다.
 
열피로는 피로·쇠약감과 함께 가끔 두통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이때 활동을 중단하고 음료수를 섭취하면 대개 신속하게 좋아진다.
 
열경련은 근육의 경직 및 경련으로 인해 상당한 통증이 유발되는 것을 말한다. 주로 장딴지 근육과 넓적 다리 앞부위가 대상이 된다. 열경련 증상이 있을 땐 활동을 중지하고 근육 얼음찜질·마사지와 함께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 주어야 한다. 250㎖의 물에 찻숟가락 분량만큼의 소금을 넣어 마시면 좋아진다.
 
열실신은 활동을 중지한 직후에 기절하는 것을 말한다. 운동 중의 근육들은 혈액을 심장으로 되돌리는 펌프 작용을 한다. 운동을 중지하면 펌프 작용이 없어지면서 정맥혈이 하지에 몰리고, 이는 쇠약감이나 어지럼증을 일으키며, 심하면 실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어지러움이나 쇠약감 등의 전조 증상이 있을 때에는 즉시 앉거나 눕도록 한다. 그러면 열실신을 예방할 수 있다.
 
열탈진은 심혈관계가 신체의 요구를 적절하게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 발생한다. 서늘한 환경에서 안정을 취하게 하고, 쇼크를 피하기 위해 발을 높이 올리고, 의식이 없을 경우 소금물을 먹이면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
 
열사병은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치명적인 열 관련 질환이다. 열사병에 걸리면 의식이 혼탁해지거나 소실되며, 직장 온도는 보통 41C 이상에 달한다. 또 혈액량이 감소하여 저혈압과 빠른 맥박(빈맥) 상태를 보인다. 이 질환은 흔히 저칼륨혈증, 저칼슘혈증, 저혈당 등을 동반한다. 신속하게 환자의 체온을 낮춰 주고, 수액을 공급해야 한다. 그대로 놔두면 혼수 상태로 진행하고 곧 사망하게 된다.
 
모든 열 관련 질환의 치료는 동일한 원칙에 근거를 두고 있다. 열 관련 질환이 의심되면 활동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 환자는 최대한 신속하게 그늘진 곳으로 옮겨야 한다. 열 관련 질환이 의심되는 환자를 다룰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체온 측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구강과 겨드랑이 부위 체온을 재는 게 별 의미가 없다. 직장의 체온을 재야 한다.
 
직장의 체온이 상승되었다면 최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조치는 체온을 낮추는 것이다. 이는 찬물이나 얼음물 수조에서 환자의 몸을 급속하게 식히거나 젖은 시트로 감싼 후 바람을 쐬어 주는 것을 포함한다. 얼음 조각을 신체에 갖다 대기도 하는데, 이때는 사타구니·겨드랑이·목과 같이 큰 정맥이 근접한 부위에 사용한다.
 
대부분의 고체온증 환자에서는 탈수가 동반된다. 탈수 정도는 혈압저하나 빈맥 등으로 판단한다. 환자가 의식이 있다면 차가운 음료(포도당-전해질 음료)를 먹인다. 환자의 의식이 저하되었다면 식염수같은 수액을 차게 해서 신속하게 정맥으로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병원으로 데려가는 게 바람직하다. 무더위, 만만하게 보았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두려워해야 한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