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어린이집 신미영 원장이 탄소중립 관련 프로그램 과정을 엮어낸 책을 들고 있다. 이선주 기자
김해어린이집 신미영 원장이 탄소중립 관련 프로그램 과정을 엮어낸 책을 들고 있다. 이선주 기자

 

 탄소중립경연대회 최우수상
 권리존중·흡연위해예방 등
 다양한 공모전서 두각 보여
"4개 프로그램 동시에 하기도
 최근 공간혁신에 가장 관심"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기획하고 진행하는 이유는 배움, 연결, 생성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프로그램에서 환경·예술 등을 배울 수 있고, 가정이나 지역 등 하나의 공동체로 연결되고,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를 찾거나 성장한 나를 만들 수 있죠. 그게 제가 밤 늦게까지 어린이집에 남아 프로그램을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김해 봉황동에 있는 김해어린이집 신미영(48) 원장은 매일 밤 늦은 시간까지 어린이집에 앉아 책을 읽고, 인터넷 검색을 하는 등 공부에 몰두한다. 아이들과 함께 할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위해서다. 신 원장에게 프로그램 기획은 하나의 취미이자 특기로 자리잡았다. 지금까지 진행해 온 프로그램은 어린이집 입구에 진열된 수상 트로피가 대신 답해준다. 수많은 트로피 중 가장 최근에 놓이게 된 상은 '환경부 장관상'이다.
 
신 원장은 지난 6일 환경부에서 주관하는 탄소중립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김해어린이집은 올해 3월부터 현재까지 탄소중립 실천 결과를 제출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탄소중립 3GO(줄이고, 아끼고, 잘 버리고) 사업'으로 이는 앞서 김해시 탄소중립 생활실천 대회에서도 최우수상을 받은 바 있다.
 
녹색지구 다짐하기, 녹색 나무심기, 녹색 밥상, 녹색 거리 등 매달 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아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신 원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일회용품 배출이 심각해지고 있다. 어떻게 하면 지구가 아프지 않은지 아이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녹색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신 원장이 기획한 프로그램은 특별하다. 어린이집에 모여 텃밭을 가꿔보고, 일회용품을 많이 쓰면 안된다는 방식이 아니다. 가정과 연계해 학부모도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든 게 특징이다. 오히려 학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환경교육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는 "분리수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이들이 다 배운 덕에 집에서 부모님에게 잔소리(?)를 한단다. 한 아이는 집에 가서 미래에 수소·전기자동차를 사야 한다며 아빠도 차를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고 해 많이 웃었다"며 "탄소중립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해어린이집은 탄소중립 경연대회뿐만 아니라 영유아 권리존중 프로그램 공모전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 제6회 유아 흡연위해예방교육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흡연위해예방교육 공모전은 5년간 참가해 올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가장 잘 만든 프로그램으로 '감정오락관'을 꼽았다. 희로애락을 몸소 배우기 위해 3년간 진행했던 감정놀이프로그램의 일부였다. 학부모와 아이들이 다양한 게임을 하면서 웃고, 울고한 표정들을 모두 찍어 마지막에 상영했다. 게임을 통해 얻은 나물로 감정비빔밥을 비벼 먹기도 했다. 아이들의 감정을 존중해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한 프로그램이었다.
 
신 원장은 4개의 프로그램을 동시에 진행한 적도 있다. 그는 "바쁜 걸 워낙 즐기는 성격이기도 하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킬 수 있어 그만둘 수가 없다"며 "논문 한 줄, 예능프로그램 한 장면, 책 한 페이지 등 모든 것을 놓치지 않고 프로그램으로 접목시키려는 생각을 한다"며 웃었다.
 
그는 프로그램의 성공적 진행과 이에 따른 수상은 일선 교사들의 능동적 참여 덕분이라고 말한다. 이 어린이집 교직원들은 매년 함께 여행을 다닐 정도로 사이가 좋다.
 
신 원장의 최근 가장 큰 관심사는 교육공간혁신이다. 원장실 책꽂이에도 공간혁신과 관련한 책이 빼곡히 꽂혀있다. 신 원장은 "교육과정은 여러 차례 개편됐지만 교육 공간에 대한 변화는 크게 없었다. 네모반듯한 교실, 책상과 의자가 가득한 교실이 아닌 아이들이 행복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며 "공간 혁신이 이루어지고 다양한 수업,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어린이집과 학생, 그리고 지역사회, 가정이 연계된 '교육공동체'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발전하고 성장하는 김해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 공부하고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선주 기자 sunju@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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