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김해박물관 특별전 ‘가야인 바다에 살다’가 내년 3월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국립김해박물관 특별전 ‘가야인 바다에 살다’가 내년 3월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가야인의 삶의 터전 바다 문화
유물 560여 점으로 볼 수 있어
먹거리 채집·해상 교역 등 엿봬
전시 내년 3월 6일까지 열려

 

2000년 전 가야인이 바라봤던 바다는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국립김해박물관이 2021년 특별전 『가야인 바다에 살다』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우리에게 슬며시 내민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가야유물 570여 점은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 역사적 활동을 전개한 가야인의 삶과 바다에 깃든 가야문화의 다양성, 개방성 그리고 역동성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에서 보여지는 가야의 바다는 풍요로운 먹거리의 생산지이자 주변 지역과 교류할 수 있는 길이었다. 교역은 가야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생업 활동이 되었고, 바닷길로 연결된 여러 지역의 문화가 융합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전시는 3부로 구성돼 있다.
 
제1부 '남해안의 자연환경'은 고대 인간 활동과 문화 형성에 바다가 큰 영향을 끼쳤음을 보여준다. 다도해(多島海)라고도 불리는 한반도 남해안에는 우리나라 섬의 절반 이상이 모여있다. 크고 작은 섬들은 큰 바다의 풍랑을 막아주고 여정의 지표가 되어 안전한 뱃길을 열어주었다. 조수간만의 차가 커 갯벌이 발달했고 일 년 내내 난류가 흘러 해양 자원이 다양하고 풍부하다.
 
조개무지에서 발견된 조개껍데기, 물고기 뼈 등은 바다가 선사해 준 풍요로움을 대변한다. 토기 뚜껑에 만들어 붙인 바다 생물 토우와 각종 어로·채집 도구는 바다가 고대인들의 삶과 밀접한 존재였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제2부 '관문關門: 타고난 지리적 위치'에서는 국제 교역의 중심지로서 입지적 조건을 갖춘 김해의 모습을 보여준다. 큰 강과 바다가 만나는 강어귀는 교역 입지로서는 안성 맞춤이다. 김해가 그렇다. 낙동강의 끝자락이 남해와 만나는 곳에서 해상 교역이 시작됐다. 
 
전시에서는 중국에서 한반도 서해안과 남해안을 거쳐 일본까지 이어지는 바닷길에서 가장 중요한 경유지였던 고대 김해를 상상하게 만든다. 육지에서 교통로를 만들어 유지하고 보수하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예나 지금이나 바다와 강을 이용한 물길이 물류 운송의 중요한 경로가 되고 있다. 배부속과 배모양 토기를 통해 연안 교역망을 오고 가며 물자, 정보 그리고 사람을 실어 나른 가야 배와 번성했던 국제 무역항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제3부 '교역, 가야 제일의 생업'은 해상교역을 통해 국제교류를 이어갔던 가야의 모습이 전달된다. 옛 김해만 일대를 중심으로 한 동남해안 지역의 가야유적에서는 당시 국제교류 양상을 보여주는 중국계, 일본계 유물이 많이 확인된다. 중국 동전이나 청동거울 같은 기성품은 물론, 열대 바다에 서식하는 조개, 옥, 유리 등 희귀한 자원이 바닷길을 통해 들어왔다. 가야에서는 직물, 해산물 등 다양한 지역 특산품을 수출하였을 것인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중국 역사책에도 특별히 기록될 만큼 유명한 철이었다. 남해안 해상 운송으로 얻은 막대한 이익은 가야가 성장하고 발전하는 밑거름이 됐다.
 
가야의 바닷길에는 이처럼 각종 물품이 오고 갔으며, 해안가 포구마을에는 교역에 종사한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어울리면서 문화적 융합도 일어났다. 여러 유적에서 빈번하게 확인되는 외래계 토기가 그러한 풍경을 그리게 해 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바다와 흥망성쇠를 함께한 가야 사람들의 발자취를 집중적으로 조명하였다. 옛 김해만의 자연경관 복원에 관한 연구성과는 물론, 남해안 일대에 축적된 고고학 조사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해상왕국'으로도 불리는 가야 문화의 특성을 관람객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국립김해박물관 관계자는 "바다에 깃든 삶이 전해 준 다양성과 역동성, 개방성은 가야 사회가 성장하고 발전하는 원동력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가야가 끝내 하나로 통합되지 못한 원인이기도 했다"며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가야 사람들의 발자취를 찾아 떠나는 이번 전시가 가야의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3월 6일까지 국립김해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김해뉴스 송희영 기자 editor@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