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게 놀고 쉽게 공부하는 교과서 문학기행
(장은숙 지음/소란/293p/1만 5천원)

동해 남부 해안에 있는 일광해수욕장. 이곳에 소설 '갯마을'의 흔적이 있다. 소설 속에는 동해안의 'H'라는 갯마을로만 묘사되어 있지만, 실제 배경이 되었던 곳은 부산시 기장군 일광면의 작은 어촌이다. 실상 일광면의 일광해수욕장도 동해안에 포함된다. 또한 작품 속에서 고깃배가 대마도나 울릉도 쪽으로 갔다고 언급하는 것도 이곳에서 출발할 때에 가능한 이야기다. 일광면에 가면 작은 어촌 마을이 아직도 존재한다. 또한 요즘은 점점 사라져 가는 해녀의 모습도 이곳 일광에서는 볼 수 있다. 거친 파도와 싸우며 힘든 물질을 하면서도 바다가 좋아 바다를 운명으로 여기며 살았던 해녀들, 그녀들의 삶의 공간으로 들어가 보자. ('거부할 수 없는 바다의 운명, 갯마을' 편에서)
 
여행전문 파워블로거이자 부산 사대부고 국어교사 장은숙 씨가 특별한 여행책을 펴냈다. 현직 교사로서 아이들이 교과서 속의 문학작품을 어려워하는 사실을 안타까워 한 저자는, 직접 수첩과 카메라를 들고 여행을 나섰다.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는 문학작품 속 배경이 된 지역을 찾아다닌 것이다. 그래서 교실 수업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생생한 문학체험이 담긴 이 책이 탄생했다.


▶작지만 큰 한국사, 소금
(유승훈 지음/푸른역사/419p/2만원)

소금이 내게 어떤 존재냐고 묻는다면 나는 모성(母性)이라 답한다. 소금은 내게 어머니이고 외할머니였다. 나는 외할머니가 선사해 준 짭짤하면서 따뜻한 맛을 잊지 못해 지금도 절임 생선을 좋아한다. 굴비의 고장에서 태어나 '영광댁'이라 불리는 외할머니는 항상 우리 집에 굴비와 박대 등의 건어물을 가지고 오셨다. 방금 구운 그 따뜻한 영광 굴비를 게걸스럽게 해치우면서 어느새 나는 밥도둑이 되었다. 이제, 굴비 속에 고르게 녹아든 그 오묘한 소금 맛은 십여 년 전 돌아가신 외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되어버렸다.('머리말' 중에서)
 
부산박물관 학예연구사인 유승훈이 소금의 역사를 고찰한 책. "음식을 짜게 먹지 말라"는 말을 많이 듣는 세상이다. 우리는 소금이 과잉 소비될 뿐만 아니라 만병의 원인으로 천대받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소금이 주었던 그 짭짤한 역사문화의 진미까지 잊어버렸다. 하지만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소금은 국가를 지탱했던 경제 원동력이었다. 고대의 제염법은 현대의 IT산업보다도 훨씬 유망한 업종이었다. 소금을 통해 보는 한국사는 어떤 맛일까.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